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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전주 한지'...위상 되찾을까?
2024-10-08 236
김아연기자
  kay@jmbc.co.kr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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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 커 ▶

우리나라 전통 한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유물 복원에 쓰이기도 하는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그러나 정작 지역의 한지 산업은 수입산에 밀려 갈수록 설 자리마저 잃고 있습니다.


전주 한지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전주시가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김아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닥나무를 채취해 껍질을 벗겨 잿물에 삶고,


두들기고, 뜨는 작업을 반복합니다.


[김아연 기자]

"마지막으로 이렇게 온돌방에 놓고 말려서 한지를 만들기까지, 백 번의 손길을 거쳐야 한다고 해서 한지는 '백지'라고도 불려왔습니다."


천년을 갈 정도로 질기다는 우리 한지는, 오는 202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안냐 꼬레네롭 방 / 덴마크 작가]

"매우 아름답고 고귀한 종이입니다. 볼 때도 그렇지만 직접 만졌을 때 진정한 한지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지 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1970·80년대에는 전주 흑석골 일대 한지 제조업체만 30여 곳, 전북 내엔 200곳에 달할 정도로 전주 한지가 각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90년대 초 값싼 중국지가 들어오면서 한차례 큰 타격을 입었고, 수요도 줄면서 현재 전주에 남아있는 업체가 10곳이 채 안 됩니다.


간신히 명맥을 잇고있지만 규모는 영세한 수준.


업계는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선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최영재 / 한지 제조업체 대표]

"업체가 지금 많이 줄었습니다. 또 현재 하시는 분들이 다 연세가 많으셔서 앞으로 5년 후면 아마 일을 할 수 없는 나이가.."


전주시가 위기를 맞은 한지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청사진을 내놨습니다.


가칭 한지 명인대학을 운영해 다섯 명의 후계자 양성을 지원하고, 전주 서서학동 일대에 ‘K-한지마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익산 왕궁 축사매입지 약 3만 평을 닥나무 재배지로 만들어 태국산이 점령한 원재료 확보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우범기 / 전주시장]

"(한지 산업이) 퍼져나가는 데에 한계가 그동안 있었다. 이 부분을 조금 더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시장부터 신경쓰면 조금은 더 좋아지지 않을까.."


7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지, 또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가 과제입니다.


중국의 '선지', 일본의 '화지'가 전통을 넘어 산업화에 성공한 사이, 명맥조차 끊길 위기에 놓인 한지 산업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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