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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경제효과 '수정된 보고서'.. 전북도 입김?
2025-02-10 940
김아연기자
  kay@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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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 커 ▶

전라북도의 싱크탱크를 자처하는 전북연구원이 국제 행사 유치의 근거가 되는 경제적 효과 분석에 있어 지나치게 긍정적인 부분만 부각하고  있다는 보도, 전해드렸습니다.


오늘은 당초 수백 억 원대에서 갑자기 수조 원대로, 백배 가까이 불어난 잼버리의 경제 효과 분석 과정을 추적해 보겠습니다.


전북연구원은 경제 효과 수치를 몇 차례 수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전북도의 입김이 작용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김아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KOREA!"


2017년 8월 17일,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연맹 총회에서 2023 세계잼버리 개최지로 새만금이 호명됩니다.


유치 성공 직후 여러 언론은 전라북도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근거로 잼버리 대회가 가져다줄 경제적 효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전북연구원에 의뢰했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잼버리 개최로 생산유발효과 796억 원과 부가가치유발효과 293억 원이 발생하고, 고용도 1,054명이 늘어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김아연 기자]

"이게 바로 당시 전라북도가 잼버리 유치 성공 직후에 배포했던 보도자료입니다. 그런데 일주일 뒤, 경제 효과 수치가 수정된 또다른 보도자료와 보고서가 등장합니다."


생산유발효과만 6조 원대, 부가가치도 2조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수백억에서 수조 원대로 아예 단위 자체가 달라진 숫자들이 나오기 시작한 겁니다.


무려 80배 넘게 차이나는 수치의 비밀은 다름아닌 새롭게 삽입된 'SOC 조기 구축 효과'.


잼버리 대회에 맞춰 새만금국제공항과 도로 등 건설이 앞당겨지는 효과가 날 수 있는데, 이를 수치화해 경제적 효과로 포함한 겁니다.


기존 산업연관표 분석 기법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례적인 방식입니다.


이렇게 수 조원대로 늘어난 경제 효과는 이후 줄곧 잼버리대회 홍보에 활용됩니다.


[송하진 / 지사(2017년 8월)]

"모든 것을 감안할 때 저는 4조에서 7조까지 (경제적) 가치를 늘려나갈 수 있다.."


그런데 애초 전북연구원이 경제 효과를 7백억대로 산정할 때부터 전라북도는 계속 불만을 표시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북연구원 관계자]

"(2015년 당시 전라북도는) 효과가 너무 적게 나타난다. 796억, 그것만 달랑 냈거든요. 그러니까 솔직히 도에서는 너무 적다 좀 이런 거(SOC 효과) 반영해줄 수 없냐라고 했을 때 저는 반영 못한다.."


다만 전북연구원은 잼버리 유치가 확정된 2017년에는, 새만금공항 등 SOC 조기 구축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었던만큼 이를 경제 효과 추산에 넣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전북연구원 관계자]

"대통령이나 도지사가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해서 유치권을 따온 거잖아요. 그걸(SOC 조기 구축을) 공약으로 내걸어서요. 그러니까 그건 반드시 된다라고 저희는 가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러나 잼버리 대회 전까지 만들겠다던 새만금공항은 아직까지도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상황. 


대회를 유치하는 순간부터 막대한 예산은 투입되기 사작하지만, 그 명분을 공허한 희망에 기대는 구태는 여전히 반복됩니다. 


그리고 이 때마다 연구기관의 경제효과분석이 '전가의 보도'처럼 등장하지만, 기준과 지표는 이처럼 발주처의 입맛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 전북연구원은 그로부터 1년 뒤 또다른 보고서에서 잼버리를 계기로 새만금에 캠핑산업과 관광산업 발달이 기대된다며, 추가로 수천억 원의 경제 효과가 더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MBC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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