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참 좋다] 전주MBC 2025년 04월 09일](/uploads/contents/2025/04/7431513dceaa3355df9ef12b81984f00.jpg)
![[전북이 참 좋다] 전주MBC 2025년 04월 09일](/uploads/contents/2025/04/7431513dceaa3355df9ef12b81984f00.jpg)
[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전북교육청이 당장 올해부터 학기 말 초등학교 학생 평가부터 전통적인 종이 시험지 대신 '컴퓨터 기반 평가'를 시범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AI 교과서에 이어, 굳이 시험까지 컴퓨터로 봐야 하냐며 디지털 과몰입 등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시험 시작' 버튼을 누르면 노트북 화면에 19개의 시험 문제가 등장합니다.
단순한 객관식 문항뿐만 아니라 제시된 영상을 활용한 문항부터,
"이 지도를 함께 볼까요? 황해도에서는.."
선 긋기나 도형 맞추기 등 출제된 문제의 방식도 다양합니다.
지난 2022년 일선 초등학교에 도입돼 학기 초 치러지고 있는 학업성취도 평가입니다.
전북교육청은 학기 말에 치르는 지필시험까지 이 같은 컴퓨터 기반 시험 방식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개발비로 책정된 예산은 10억 원으로, 이와 별도로 한 해 1억 원 수준의 유지비까지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윤재 장학관 / 전북교육청]
"학생들이 학습하는 방법도 달라지고 있어서, 학교 현장에서는 평가의 방법도 좀 달라져야겠다는 그런 요구가 있는 것이 사실이에요."
멀티미디어 자료도 활용할 수 있고 취약점 분석으로 학생마다 맞춤형 학습 지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기존 학기 초 시험도 저학년들은 아예 문제를 인쇄해 시험을 보게 한 뒤 교사가 일일이 컴퓨터에 답을 입력하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종종 빚어지는데,
학생 개인별로 일일이 로그인을 해야 하는 등 시험 준비에 과다한 시간이 소요되거나, 아이들의 집중력 저하 등의 문제로, 오히려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초등학교 교사]
"수행평가 방식으로 그 과정 안에서 평가를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멀티미디어 자료를 평가 안에 그냥 집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 저는 장점일지.."
AI 교과서 도입 과정에서 확인된 것처럼, 디지털 과몰입이나 문해력 저하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도 큽니다.
시험까지도 굳이 컴퓨터 화면을 통해 들여다 봐야 되냐는 겁니다.
[박선 / 참교육학부모회 전주지회장]
"그냥 채점하기 편하다, 그거 외에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장시간 집중도를 높여서 결과물을 내야 되는 시험에 도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4월 중 행안부의 사전 심의가 완료되면 당장 두, 세 달 뒤인 1학기 기말시험부터 50개 초등학교에 시범 도입하고, 다음 학기에는 3학년 이상, 100개 학교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인데,
아직 개발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 절차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정을 서두르는 모습에도 의아함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