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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올림픽 생산 유발만 40조?.. 현실성 있나
2025-02-03 411
김아연기자
  kay@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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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36 하계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든 전북자치도는 유치에 따른 경제 효과가 수십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최근 올림픽 유치 도시들이 연이어 대규모 적자를 낸 상황에서 나온 상반된 자료인데요.


그 근거는 전북도의 출연기관이자 싱크탱크 격인 전북연구원에서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과연 얼마나 객관적인 자료였는지, 김아연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 열린 전북자치도 공개 간부회의.


사실상 2036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의 당위성을 홍보하는 자리였는데, 그 학술적인 근거를 제시한 건 전북연구원이었습니다.


[정은천/ 전북연구원 연구위원]

"우리 도가 올림픽을 유치했을 경우에 전국적으로 40조의 생산 유발 효과와, 그리고 28조 정도의 전북의 생산 유발 효과가 발생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 따져 봤습니다.


전북연구원은 2036년 하계올림픽이 전주에서 개최될 경우 생산 유발 40조 4백억 원에 더해, 별도로 17조 8천 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44만 9천여 개의 일자리도 새로 생길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는 모두 최대한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에 근거한 전망입니다.


대회 흥행 여부나 관광객 수, 그들이 대회 기간 얼마나 쓰고갈지 등 제한된 통계와 불확실한 가정에 근거해 효과를 무제한으로 파생하는 식입니다.


일명 '산업 연관 분석 기법'으로 주로 정책의 타당성 분석보다는 화려한 숫자가 필요할 때 쓰입니다.


전북연구원은 경기장 신축 같은 직접 투자 뿐만 아니라 선수촌과 기자촌 건립 등 간접 투자, 그리고 국내외 관광객의 소비에 따른 승수 효과까지 경제 효과 추산에 모두 포함시켰습니다.


[모 공공기관 연구원]

"직접적으로 돈을 자기네들이 써서 하는 부분과 대회를 했더니 사람이 와서 쓰는 부분까지 다 포함하신 거예요. 그런데 약간 보통 잘 그렇게 하진 않는데 그렇게 쓰신 거 보니까 좀 숫자가 많이 크길 원하셨나 보네요."


이같은 경제효과 산출 결과는, 전주올림픽이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보다 경제효과와 고용창출효과 모두 두 배가 훌쩍 넘을 거란 다소 비현실적인 수치로 귀결됐습니다.


[전북연구원 관계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나와있는 분석 기법 중에서 가장 신뢰성이 높고 한 게 산업연관분석..그 이외에 다른 훌륭한 방법이 있다면 그걸 따를텐데 아직까지는...


[김아연 기자]

"전북연구원이 올림픽 경제 효과 분석 등을 담은 개최계획서 작성에 돌입한 건 지난해 말, 김관영 지사의 깜짝 올림픽 도전 선언이 있기 두 달 전이었습니다. 400페이지가 넘는 보고서가 불과 두 달 만에 만들어진 겁니다."


[하계올림픽 유치추진단 관계자]

연구를 하다가 새만금 (잼버리) 문제가 한 번 터졌고, 그러다가 이제 연구가 중단이 됐죠. 기본적인 연구가 돼있었기 떄문에 가능한 거죠. 많은 연구진들이 투입됐어요.


과대 포장된 경제 효과에 근거한 국제 행사 개최는 자칫 지자체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앞서 20조 경제효과와 27만 명의 고용유발효과를 예상했던 인천시는, 대회 뒤 부채 비율이 재정 위기 수준에 육박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외 호평을 얻었던 평창동계올림픽도 정작 경기장과 시설물 사후 관리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계속 들어가고 있습니다.


[강원특별자치도청 관계자]

(연간 관리비가) 60억에서 지금 거의 한 70억까지 가고 있습니다. 정부가 처음에 유치했을 때는 같이 해서 경기장도 같이 짓고 이렇게 했었는데 이제 지금 끝나고 나니까 (지방자치단체에서 할 일이라고) 선을 이제 확실하게 그으면서 애로 사항이 되게 많고..."


전북연구원은 전북자치도가 매년 수십억을 지원하는 출연기관으로 세계잼버리와 한인비즈니스 등 각종 국제 행사의 경제효과 분석을 도맡아왔습니다.


효과는 부풀리고, 사후 비용엔 눈감은 게 아니냐는 지적에, 전북연구원은 과학적이고 통상적인 연구 방법을 사용했고, 하계올림픽의 경우 사후 시설 활용도가 동계올림픽보다 높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그래픽: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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