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코로나19 시기에 잠시 주춤했지만, 날로 확대되는 항공 교통에 기후 위기가 더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에서도 이런 우려를 담아 공항 신설 반대 운동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데요,
환경부 세종청사 앞에서 2년째 하루도 빠짐 없이 농성이 계속된 것이 현실입니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 공항은 필수 인프라라는 주장과 더불어, 공항은 이제 지구의 위기에 반한다는 주장이 치열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리포트▶
“공항 말고 갯벌! 공항 말고 갯벌!”
세종시에 위치한 환경부 청사 앞이 구호 소리로 떠들썩합니다.
시민들이 십시일반 당번을 서가며 이어 온 싸움,
새만금신공항 철회를 촉구하는 천막농성이 2주년을 맞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번에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였습니다.
어느덧 730여 일의 농성을 이어온 주인공들은 직장인과 주부, 학교 선생님 등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웃 시민입니다.
서울에서 부산에서, 바다 건너 제주에서까지 힘을 보태며 공항 신설로 곳곳에서 야기되고 있는 환경 파괴에 우려를 나타냅니다.
[최소영 / 세종시]
“기후 위기가 아주 심각한데 전국에 공항을 추가로 곳곳에 건설하고 있거든요. 이 문제에 대해서 시민으로서 염려가 커서.."
[강형석 / 세종시]
“(새만금사업은) 30년이 흘렀는데도 거기에 특별하게 뭔가를, 개발로 인한 이득이라든지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새만금에) 깃들어 살고 있던 농민들, 어민들 다 쫓겨나고..”
현재 우리나라 공항 수는 총 15개. 이 중 국제공항만 7곳에 이릅니다.
새만금신공항처럼 계획을 수립하거나 추진 중인 공항은 무려 열 군데에 달합니다.
적자 공항이 적지 않은데도 ‘인프라 구축’이란 이유로 경쟁적으로 공항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촌에서는 공항을 줄여나가는 것이 하나의 추세입니다.
프랑스가 열차로 2시간 반 이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대한 항공 운항을 전면 금지시키는 등 단거리 노선 운영을 규제하면서 운항 횟수를 줄이는 노력이 펼쳐지고 있는 겁니다.
세계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싱가포르의 창이 국제공항은 항공산업의 변화를 인정하며 터미널 2개의 운영을 최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항공기의 온실가스 발생량이 다른 교통·운송 수단에 비해 월등히 높다 보니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비행에 대한 규제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반면 국내에서는 공항 건설 붐이 여전한 것이 현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큐슈 섬에만 10개의 공항이 있어 관광과 산업의 견인차가 된다며 필수 인프라라는 인식이 여전한 것입니다.
[국토부 관계자]
“용역 근거가 됐던 계획들과의 연계성, 적정성 이런 부분들 검토를 하고 있는 거고요. 일단 용역이 진행 중이다 정도까지만..(말할 수 있다)”
현재 새만금에 예정된 신공항은 이런 논란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특히 갯벌은 50여 종의 법정보호종의 서식지이자 최대 탄소흡수원이기도 해 기후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논란이 거셉니다.
[오동필 /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단장]
"있는 (군산)공항 활성화 하는 게 오히려 지역에 도움이 되고, 그 돈을 오히려 지역민들이나 자연 환경을 지키는 데 써서 우리가 누릴 수 있게 하는 게..(옳은 방향이다)"
과연 인프라가 우선이냐, 기후 위기를 위한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냐, 환경부 앞 700일 천막 농성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지구 새로 봄, 전주MBC 목서윤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영상출처: Youtube BBC, The Straits Times
그래픽: 안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