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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묘지에서 개미처럼".. 강제이주 반세기만에 '구제'
2025-02-12 575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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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 커 ▶

김제에는 과거 유신정권의 화전정리 계획에 따라 강제 이주된 주민들이 정착한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사람 살 곳이 못 되는 공동묘지에 거처를 옮긴 일명 '개미마을'입니다.


부조리를 알리려고 개미처럼 힘을 모았다는 주민들을 위한 보상 대책이, 50년이 다 돼서야 나왔습니다.


보도에 조수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당장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이는 움막집에서 서로를 응시하는 아이와 할머니,


수염이 희끗한 노인은 몸 하나가 겨우 들어가는 허름한 문틈 사이에 웅크리고 앉았습니다.


지난 1976년, 산림을 푸르게 가꾸자며 화전민을 배척한 국가계획에 따라, 공동묘지로 쫓겨나 마을을 일군 김제 '개미마을' 사람들입니다.


[조수영 기자]

"당시 화전정리계획에 따라 이곳으로 강제 이주 당한 주민은 100명이 넘었던 걸로 추정됩니다."


현재는 300기가 넘는 분묘가 모두 옮겨졌지만, 마을 땅은 여전히 지자체 소유 공유지.


시대가 남긴 상처로 봐야 하지만, 마을 전체가 아직도 불법으로 조성돼 있다는 뜻입니다.


마땅한 이주대책도 없이, 그야말로 국가가 버린 사람들을 위한 구제방안이 반세기만에 나왔습니다.


집 짓고 농사 지은 땅이라도 넘겨달라며 이주민들이 뒤늦게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을 토로한 건데, 김제시가 저가에 땅을 사가도록 하는 조정안에 합의한 겁니다.


[최복문/ 김제시 재산관리팀장]

"무상양여가 법적으로 불가한 상황입니다. (개미마을 주민들이) 그간 주택과 농경지를 개량하면서 수고한 노력을 반영해 재산가격의 30%를 감액하여 매각할 계획입니다."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싼값에 임대해주기로 했는데, 이제 스무 명도 채 남지 않은 이주민들로선 아쉬울 따름입니다.


[김창수/ 79세 (지난 1976년 '개미마을' 이주)]

"저희들이 그동안 계속 (1995년 이전에)김제군에다 요구하고 김제시에 요구했는데, 그게 안 이뤄진 거죠. 1세대라고 하는 부모님들은 다 돌아가시고.."


심지어 화전민도 아니었다는 주민들은, 당시 전라북도가 잘못 고시해 강제로 이주당한 거라며, 현재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화면제공: 김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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