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대학생들이 졸업을 미루는 졸업유예 제도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등록금을 모두 내고도 졸업을 미루려면 유예금을 추가로 내야 해서 대학이 수입원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데요,
여전히 유예금을 받는 국·공립대학에 지역 거점대학인 전북대도 포함돼 있어 논란입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졸업 요건을 충족한 대학교 재학생이라도 일정 기간 졸업을 미룰 수 있는 '졸업유예 제도'.
취업을 준비하면서도 대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회사와 대학 연계로 진행되는 인턴십 기회도 재학생에게 더 많이 열려있고, 취업 연계 기술 교육이나 행사 참여 기회도 학부생에게 대부분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정선오 / 전북대학교 경제학과 3학년]
"예. (졸업 유예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고요. 학점은 졸업 학점만 채워놓고 나머지는 자격증 준비하는 친구들도 많고요."
하지만, 비용이 따릅니다.
교내 시설 이용이나 학적 보유 등의 명목으로 '졸업 유예금'을 받는 대학이 많기 때문입니다.
4년간 납부한 등록금과 별개로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건데 학생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경민 / 전북대학교 건축공학과 3학년]
"학생들 입장에서는 취업을 잘하려면 어쩔 수 없이 하는 선택인데 금액이 들어간다는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교육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10개 거점 국립대 중 전북대를 포함한 8곳이 졸업 유예금 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학교별로 편차가 커 많이 받는 곳은 평균 46만 6,000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북대의 경우, 수업을 듣지 않는 졸업유예자는 지난해 기준 303명으로 1인당 평균 10만 856원을 냈습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졸업유예 제도의 취지가 학생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것인 만큼, 국·공립대부터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임은희 /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고등교육법에서 졸업유예 제도를 법령에 명시한 이유는 졸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거든요. 그런데도 받는 것은 법률 취지에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전북대학교는 지난 2021년에 열린 등록금 심의위원회에서 당초 등록금의 10%였던 졸업 유예금을 6.5%로 완화한 바 있다는 입장입니다.
[서지형 / 전북대학교 학사지원과장]
"학교 시설물도 똑같이 이용하고 학교 각종 프로그램에도 다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고 있어서, 대신에 부담은 완화해 주자고 의견이 모아져서.."
졸업 유예금이 대학의 수입원으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아 유예금 제도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정 또는 폐지가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김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