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 앵 커 ▶
요즘 가을 행사로 전국이 떠들썩한데요, 축제의 ‘꽃’으로 불꽃놀이가 빠지지 않죠.
까만 밤을 수놓는 화려한 불꽃이 아름답긴 하지만, 과연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아름다울까요?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불꽃은 대기에 온실가스와 유독성 화학물질을 남기는데요.
잠깐 화려하지만, 대기오염과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는 불꽃놀이를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리포트 ▶
지난 8일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안게임 최초로 ‘탄소중립 대회’로 개최된 이번 대회는 개막식에 이어 폐막식에서도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얼핏 불꽃놀이인가 싶지만, 폭죽의 굉음이 들리지 않습니다.
LED와 3D 입체 스크린 등을 활용한 ‘디지털’ 기술로, 중국 특유의 대규모 불꽃놀이를 과감히 대체한 겁니다.
축제 현장의 변화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시시각각 다양한 그림을 형상하며 자유자재로 색을 바꾸는 드론이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매년 진행되던 상징적인 불꽃놀이가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7월 4일 미국 ABC NEWS 中]
"화재 위험, 환경 오염, 소음 문제 등 많은 지역에서 (불꽃놀이와 관련한) 문제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불꽃놀이는 아직 많은 인파를 끌어모으는 축제의 대표적인 즐길 거리입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불꽃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폭죽 발사기 일대.
순식간에 희뿌연 연기가 행사장을 휘감고 하늘에선 수시로 재가 떨어집니다.
굉음이 이어지며 흡사 재난 상황을 방불케 합니다.
불꽃놀이는 상공에서 화학물질을 태우며 이산화질소, 산화질소, 유독성 화학물질을 배출합니다.
발암물질도 포함된 연기를 흡입하면 건강에 해로운 것은 물론이고,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부경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해운대 불꽃놀이 후 유해대기오염물질이 가을철 일반 대기 대비 최대 300배 상승했으며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에서는 불꽃놀이 후 호수의 지표수에서 과염소산염 농도가 평균 기준치의 최대 1,028배 수준에 도달한 후 20~80일 이후에야 평소 수준으로 감소했음을 발견한 바 있습니다.
[문지현 /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잠깐 보는 눈의 즐거움으로 공기를 안전하게 호흡할 수 있는 권리까지 뺏는 건 아닌가. 그래서 이번 불꽃놀이 대신 다른 대안은 없는지 찾아보는 운동이 앞으론 필요해 보이고요."
높아지는 환경 감수성에 국내 축제 현장에서도 일부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군산시간여행축제, 익산 미륵사지 미디어아트 페스타 등 지역 축제들이 화재 위험성이나 환경오염 우려가 높은 불꽃놀이 대신 드론쇼를 선호하고 나선 겁니다.
[이세 / 김제 방문객]
"바람직한 것 같은 게 애초에 불꽃놀이를 하면 폐기물 많이 나올 것 같고, 불꽃을 쏘면 카트리지 같은 것 그대로 남으니까..(드론쇼는)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어서 더 괜찮은 것 같아요."
기후 위기의 시대를 맞아 축제들이 점차 ‘친환경’ 축제임을 자처하고 있는 만큼, 순간의 화려함을 위한 불꽃놀이가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하늘을 오염시키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구 새로 봄, 전주MBC 목서윤입니다.
영상 출처: Youtube, ABC News
그래픽: 문현철
영상 취재: 김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