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참 좋다] 전주MBC 2025년 03월 26일](/uploads/contents/2025/03/8bc7588af5c78127ce8cac66731d1f28.jpg)
![[전북이 참 좋다] 전주MBC 2025년 03월 26일](/uploads/contents/2025/03/8bc7588af5c78127ce8cac66731d1f28.jpg)
[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올해는 을사늑약 120주년을 맞는 해인데요.
'굴종 외교' 논란을 자처하며 갈등을 일으키는 한일 정부와 달리, 20여 년째 평화를 위한 공동 수업을 이어가고 있는 교사들이 있습니다.
올해도 한국을 찾은 일본의 교사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도운 일본 선주민과 외국인들을 소개하며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연대를 강조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의 한 중학교 역사 시간, 특별한 선생님이 교단에 섰습니다.
일본 홋카이도 지방에서 평화와 인권을 가르쳐 온 교사 요시다 준이치 씨입니다.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당했던 한국인들을 숨겨주고 탈출을 도왔던 선주민, 아이누인들의 사례를 학생들에게 소개합니다.
[요시다 준이치 / 교사]
"아이누인들은 자신들이 차별받던 사람들이었기에, (마찬가지로) 차별받아 탈출한 조선인을 도왔습니다."
한국의 독립을 도우며 함께 싸웠던 일본인들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고, 학생들도 저마다의 생각을 발표합니다.
[수업 참여 학생]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지는 않더라도 사람으로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도쿄 학회에서의 한일 교사들의 만남을 계기로 양국을 오가며 21년째 이어오고 있는 한일 역사 공동수업의 모습입니다.
교사들은 한일 양국을 모두 35차례 오가며 강제 징용과 같은 아픔의 역사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생각을 나누고 있습니다.
[조은경 / 전주 근영중 교사]
"양심적인 지식인들, 교육자들과 같이 회의하고 또 만나면서 대화하니까 조금씩, 조금씩 바뀐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을사늑약 120주년에 진행된 이번 수업이 유독 뜻깊은 이유는, 주권 침탈과 인권 탄압에 대해 일본이 반성해야 할 당위를 단순히 재확인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신소은 / 전주 근영중]
"자신의 나라도 아닌데 남의 나라까지 도와주는 사람들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우리도 잘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일본 내 평화헌법 수호 운동과 강제징용 사과 문제에도 앞장서고 있는 일본의 교사는 평화와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 가치를 공유하는 이들의 연대와 협력을 해법으로 제시합니다.
[요시다 준이치 / 교사]
"인간의 폭력이나 무력이 아니라 마음을 통한 토론에 의해 모든 분쟁을 해결해나가는 것, 이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일 관계를 위해서는 '과거는 잊어야만 한다'는 이들 앞에, 양국 교사들의 노력은 다른 대안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