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가사업비 22억 원 상당을 편취하고 업체에게 뇌물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를 받는 이장호 국립군산대 총장에 대한 재판이 열렸습니다.

보증금 3억 원 납입을 조건으로 구속적부심에 풀려난 뒤 진행된 첫 재판이었는데, 이 총장은 혐의에 대해 의견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정자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형 해상풍력터빈 실증 기술 개발 사업 국가 지원금 22억 원을 편취하고, 업체에게 뇌물을 받기로 한 혐의로 기소된 이장호 군산대 총장.

지난 8월 해경의 구속 송치 결정으로 수감됐다 구속적부심이 인용돼 석방된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장호 / 국립군산대학교 총장]

(오늘 첫 재판인데요. 학생들한테 하실 말씀 없습니까?) "..." (혐의는 인정하세요?)

검찰이 이 총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크게 두 가지 '뇌물'과 '사기'로, 추정되는 범죄 금액 규모만 25억 원이 넘습니다.

검찰은 지난 2018년 해상 풍력 터빈 실증 기술 개발 사업 과정에서 이 총장이 특정 업체 선정을 돕는 대가로 3억 원 수수를 약속한 것을 두고 '유착관계에서 비롯된 구조적 비리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이후 국가연구 지원 기관의 연구 중단 명령이 내려진 2021년에는 타 업체 공사 내역을 마치 국책 사업의 일환인 것처럼 정부 시스템에 입력해 22억 원을 편취하는 사기를 저질렀다고 봤습니다.

이에 대해 이 총장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 분량이 방대해 아직 검토를 마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의견 진술을 미루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즉답을 피했습니다.

첫 재판을 마치고 나온 이 총장 역시 취재진의 질문에 '적절한 시기에 말하겠다'고 에두르며 혐의에 대해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이장호 / 국립군산대학교 총장]

(학내 운영이랑 재판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적절한 시기가 언제일까요?)

한편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군산대 산학협력단장의 경우 이 총장과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적이 없다며 혐의 부인에 나섰습니다.

[정자형 기자]

"재판을 통해 기소된 혐의들이 사실로 드러나게 될 경우 국립대 수장인 이 총장을 둘러싼 사회적 신뢰 훼손이 불가피한 만큼, 검찰과 이 총창간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됩니다."

MBC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 조성우

그래픽 :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