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국가기관을 속여 국가 연구비를 유용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던 국립군산대 이장호 총장이 결국 구속됐습니다.
국립대 총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대학과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는데요,
대학에서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과연 어떤 혐의로 현직 총장이 구속수사를 받게 됐는지 박혜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따라 이장호 총장은 지난 9일 오전 법원에 출두해 영장실질심사를 받았습니다.
[이장호 / 국립군산대 총장](지난 9일)
"(연구비 유용한 거 혐의 인정하시나요?) 수고 많으십니다. (연구원 성과급 착복한 혐의 인정하시나요?) ... "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그날 밤 늦게 영장을 발부했고, 이 총장은 구속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 총장은 2018년 해상풍력연구원장 시절, 272억짜리 국가해상풍력 R&D과제를 따내며 대학과 지역 사회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하지만 연구는 4년 만에 실질적인 성과 없이 중단됐습니다.
당초 핵심 부품인 수백억짜리 터빈을 대기업으로부터 기증받기로 했다며 사업을 따냈지만 실질적 효력이 없는 MOU 서류 한 장이 전부였던 것,
4년 차까지도 터빈을 확보하지 못했고, 미리 제작한 풍력발전 타워와 하부구조물은 군산항 야적장에 기한 없이 보관되는 신세가 됐습니다.
이렇듯 연구가 좌초해가는 상황에서 이 총장과 연구원은 규정을 위반하며 100번 넘는 고급 회식 등에 연구비를 지출했고, 회계규정 위반으로 지원기관의 특별평가를 받게 됩니다.
[군산 00일식 직원1,2 (음성변조)]
"총장님이 여기 너무 좋아하세요. 회 코스. (코스도 자주 드시는 건가요?) 많이 드시죠."
평가에서 뒤늦게 부품 확보가 불발됐다는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과제는 즉시 중단됐습니다.
히지만 이미 예산 127억 원이 지출된 뒤였고, 연구를 중단시킨 이후에도 국비 22억 원을 추가 사용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컸습니다.
해경은 국가를 상대로 한 사기 행위로 판단하고 지난해 11월, 총장실 압수수색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 총장이 연구 인력의 인건비를 돌려 받은 사실까지 추가 확인되면서 파장은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전주MBC가 수차례 의혹을 보도하고, 국무조정실이 대표적인 국가예산 낭비 사례라고 지목했던 사건,
[박구연 / 당시 국무조정실 1차장(지난해 7월)]
"전력 분야 R&D의 부적정한 사업관리 사례입니다.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부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국립군산대가 모든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총장이 연구원장 시절 중복계약을 맺거나 비용 대납을 요구하면서 벌어진 소송을 대학이 부담하고 있기 때문,
전주MBC가 파악한 이 총장 관련 소송만 5건,
금액은 28억 원에 이르는데 이미 물어줬거나, 물어줘야 할 금액이 20억 원이 넘습니다.
[이장호 군산대총장 / 전 해상풍력연구원장]
"소송비가 해봐야 몇천만 원일 텐데, 그 과제를 통해서 학교가 조금 자유롭게 쓰라고 (국가가)학교에 준 운영비가 28억이란 얘기예요. 그거에 비해서 이거는 비교가 안되잖아."
해경은 이른 시일 내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인 가운데 대학은 총장 공백에 대한 대책을 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