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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 1,000장 주문하고 잠적".. 군인에 이어 교도관까지 사칭
2025-04-25 1018
전재웅기자
  rebear@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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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상인들에게 대량의 물건을 주문을 한 뒤 여러 이유를 들어 제3의 업체에 입금을 요구하는 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사칭하는 직업도 군인에서부터 교도관까지 천차만별인데, 가득이나 침체된 경기로 힘겨운 소상공인들을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전재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8일 군산의 한 수건 판매업체는 과거 거래처였던 군산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을 위한 수건 1,000장을 주문받았습니다. 


교도관을 사칭한 범인은 그런데, 교도관용 방검복을 대신 구매해 주면 같이 수건 값과 결재해 주겠다고 말했고 결국 상인은 9천만 원을 입금하고 말았습니다.


과거에 거래한 전력이 있어 별다른 의심을 하지 못했지만 연락이 끊긴 뒤 확인해 보니 전화했던 이들 모두가 한통속이었습니다. 


[군산 피해자]

"공공기관 대표전화로 오는 경우도 있지만, 직원 분들 핸드폰 번호로 오는 경우도 있거든요. 경찰서로 뛰어 가서 경찰분들한테 말을 했더니 (사기라고..)"


익산의 한 도시락 판매점에도 지난주 반가운 대량 주문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이틀 뒤 장병들을 먹이겠다며 소고기 도시락 70개, 100만 원어치를 포장하겠다는 주문. 


사장은 부대 이름이나 연락처를 요구했지만 뭔가가 수상했습니다.


"다른 연락처는 하나 받을 수 없을까요? (보내주신 번호로 제가 공무원증 사진을 하나 보내드리겠습니다.)"


자신을 김 대위라고 소개한 남성은 이내 대대장의 도장이 찍힌 물품 공금 확약서까지 보내왔지만, 거짓이 아니냐 추궁하자 연락이 끊겼습니다.


[익산 피해자]

"아무래도 신분증을 보니까 좀 아닌 것 같아서, 군에 있는 친척한테 문의를 하니까 이건 신분증이 아니다. 가짜 신분증인 것 같다."


지난해부터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이른바 노쇼 사기, 하지만 피해는 허위주문에 그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군인이나 소방관을 사칭해 물품 대량 구매를 하겠다며 연락을 취하는데, 나중에는 온갖 핑계를 들어 대리 결제가 필요하다며 제3의  업체에 돈을 입금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사기를 알아채는 즉시 경찰과 은행에 연락해 계좌 지급 정지를 신청해 피해액 일부라도 보전해야 하지만 송금 즉시 인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일뿐더러, 


현행법상 이런 사기는 보이스피싱으로 분류되지도 않아 적절한 조치를 받기 어려운 허점이 있습니다.


사건을 집계하고 있는 강원경찰청은 올해 3월까지 전국적으로 40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57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1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해외에 거점을 둔 조직은 벌써 1년 넘게 활개 치며 범행 수법을 고도화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개인의 주의 외에는 마땅한 예방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함대영

그래픽: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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