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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배출 해도 재활용 안 돼" 플라스틱 재활용률 고작 27%
2024-01-21 4226
목서윤기자
  moksylena@gmail.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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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과 재활용 비율입니다. 


버려지는 플라스틱 중 단 9%만 재활용될 뿐, 나머지는 일반쓰레기와 마찬가지로 소각되거나 매립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전 국민이 분리배출을 하는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세계 평균보다는 높은 27%이지만, 역으로 나머지 73%가 여전히 순환되지 못하고 버려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분리배출을 열심히 해도,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재활용 방식이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의 특성때문입니다. 


◀리포트▶

전주의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 


주택가에서 막 수거된 재활용 쓰레기가 쉴 새 없이 쏟아지며 작업장 한쪽에 쌓입니다.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올라간 쓰레기는 성상별로 구분되는데,


예상과는 달리 수많은 양의 일회용 컵, 배달 용기, 각종 플라스틱 포장재가 잔재물, 즉 ‘재활용 불가’ 판정을 받고 맙니다.


일반쓰레기와 마찬가지로 전부 소각되는, 소위 '재활용할 수 없는 재활용 쓰레기'입니다.


[목서윤]

"아파트를 제외한 전주시내 단독주택에서 오전 동안에만 수거해온 재활용 쓰레기입니다."


일차적으로 기계 작업을 거쳐 재활용 될 수 없는 것들이 구분되는데요. 이물질이 묻어 있거나 유색인 경우, 비닐에 들어 있어 내용물을 알 수 없는 것들도 전부 재활용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국내 재활용률은 20%대.


종이, 유리병, 고철에 비해 왜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이 유독 낮은 것일까?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먼저 7가지나 되는 플라스틱 소재에 따라 정확한 분류작업을 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애초에 재활용이 용이한 소재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이를 규제하지 않고 있다 보니 혼합 플라스틱, 일회용 플라스틱 등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이 무분별하게 생산되는 것입니다.


[전주 리싸이클링타운 관계자]

“단일 재질의 깨끗한 플라스틱이 재활용 가능합니다. 플라스틱이라 생각하면 무조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저희(재활용) 쪽으로 보내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형태로 생산되는 플라스틱을 꼼꼼히 분류해야 하는 현재 플라스틱 재활용 시스템이 경제적이지 않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플라스틱은 다른 종류의 소재가 섞이면 재활용할 수 없어 정밀한 분류작업이 필수인데, 이를 위한 수작업을 하다 보면 재활용 플라스틱의 값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 입장에선 비싼 재활용 플라스틱을 원자재로 사용하는 것보다 새로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것이 이득인 겁니다. 


이렇다 보니 애써 플라스틱을 재활용해도 이에 대한 수요가 적고, 이는 선별장의 열악한 환경으로 이어집니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매일 산더미처럼 넘치는 마당에, 작은 규모의 시설에서 적은 인원으로 재활용 플라스틱을 분류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

“소비자가 해결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굉장히 많고요. 지금의 오염도를 우리가 봤을 때 재활용에 집중하기 보다는 생산 절감이나 재사용 같이 궁극적인 해결책과 부합하는 정책 도입이 시급합니다."


계속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대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국내 플라스틱 사용량은 계속 늘어날 전망.


매번 소비자에게 강요되는 ‘올바른 분리배출’만이 플라스틱 문제의 해결책이 아님은 확실해 보입니다. 


지구 새로 봄, 전주MBC 목서윤입니다. 


그래픽: 안희정

영상취재: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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