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역사랑상품권이라고도 하는 지역화폐, 사용금액의 10%를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도, 소상공인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내년부터 이 지역화폐 관련 예산을 아예 삭감한다고 밝혔습니다.
지역 경제와 소상공인 살리기에 정면으로 반하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거셉니다.
김아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8050억 원'. 정부가 올해 전국의 지역화폐 운영을 위해 지원한 예산입니다.
도내 시군에도 400억 상당이 지원됐습니다.
그런데 내년부터 이 국비 지원이 끊길 것 같습니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 지역화폐 관련 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기로 한 겁니다.
지역 화폐 발행은 자치단체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게 주된 논리입니다.
[김완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지역사랑상품권이 사용되고 그 효과가 퍼지는 곳은 특정, 딱 그 지역에 한정되는 사업입니다."
국비가 끊긴다고 지역화폐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자체 예산 부담으로 발행 규모나 혜택의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당장 소상공인이나 전통시장 상인들 사이에선 반발이 나옵니다.
[전무웅 /전주 남부시장 상인]
"그것이 없으면 저희는 그만큼 매출이 10%에서 20%는 줄어든다고 생각이 되죠. 좀 정부에서도 다시 생각해줘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실제 익산시가 지역 화폐 '다이로움' 사용으로 인한 경제 효과를 분석해봤더니, 익산 외 지역 소비를 익산 내로 끌어들인 효과가 발행액의 33%에 달했고, 캐쉬백 혜택 등으로 인한 소비 증대 효과가 24-29%, 대형 마트에서 쓸 돈을 골목상권으로 가져온 효과는 10%가 넘었습니다.
지역화폐 구조조정이 대형 마트와 카드사는 웃고, 지역과 소상공인은 울게 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삭감 배경에 대기업 자본의 대관 로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일고 있습니다.
[양준호 교수 /인천대 경제학과]
"대형 유통 자본, 그리고 대형 금융 자본의 손을 지금 현 정부가 들어준 것이죠."
이와 관련해 민주당 이재명 대표나 김동연 경기지사 등 야권 인사들이 공개 비판에 나서는 등 향후 국회 단계에서 쟁점화할 것으로 보여, 지역화폐의 운명이 기로에 놓였습니다.
MBC 뉴스 김아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