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전주시장 지방선거를 휘몰아친 선거브로커 의혹,
오늘(17일) 핵심 혐의자들의 선고공판에서 재판부가 모두에게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브로커들이 조직선거를 제안하고 대가를 요구한 낡은 선거 문법에 기댄 점을 꼬집었지만, 사실상 미수에 그친 사건으로 규정해 한계도 명확했습니다.
보도에 조수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한 전주시장 출마예정자가 선거브로커와 나눈 전화통화 내용입니다.
[선거 브로커]
"(과장 자리 (인사권) 5개 주고.. 이런 것도 고민해봐야 한다고(하셨잖아요?)) 응.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그래, 심각하게 고민해봐 그럼."
선거 조직과 자금을 지원하는 대가로 전주시 인사권과 공사권을 달라고 요구한 선거 브로커, 아파트관리업체 대표 한 모 씨였습니다.
환경단체 대표까지 지낸 한 씨는 검은거래 시도가 엇나가자 몇 개월 뒤 같은 요구를 집요하게 반복했습니다.
민주당 전북도당 당직자 출신으로 정계와 언론계에 몸 담았던 또 다른 브로커 김 모 씨도 예비후보에게 검은 거래를 제안한 혐의로 두 달 전 나란히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법원은 선거 브로커 2명 모두에게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선거법이 이익 제공을 권유하는 행위를 더 강하게 처벌한다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이익을 요구한 브로커들의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후보의 능력과 정책보다 금권에 기반한 낡은 선거 방식으로, 정치신인에게 좌절을 안겼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정우석 /전주지방법원 공보판사]
"선거운동을 빌미로 한 금권선거 등 혼탁한 선거풍토를 조장하고, 선거의 자유와 공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했다고 엄단한 판결입니다."
사건 핵심 혐의자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며 일단락된 선거 브로커 사건, 하지만 선거자금을 끌어오겠다던 브로커들과 건설업체 사이의 유착 여부를 밝히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체적 진실엔 다가서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지역신문사 기자인 나머지 브로커 혐의자에 대한 수사가 남은 가운데, 경찰이 곧 결론을 낼 것으로 보여 파장을 몰고 오게 될지 주목됩니다.
MBC 뉴스 조수영입니다.
- 영상취재 : 진성민
- 그래픽 :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