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전라북도의회 예산 심의에 나선 한 도의원의 안하무인식 태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문제예산을 삭감하겠다면서 엄포를 놓고는, 공무원과 관계기관이 따로 찾아가 읍소하자 그제서야 예산을 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도의원은 공무원들 앞에서 담배까지 피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태후 기자가 전합니다.
◀ 리포트 ▶
전라북도 혁신성장산업국을 대상으로 한 도의회의 추경예산심의.
국비와 도비가 지원되는 전북대학교 산학협력단의 '메카노 바이오 사업'에 대해 김대중 의원의 질의가 이어집니다.
관련 장비구입 예산 6억여 원에 대한 문제제기인데, 왠일인지 담당 국장의 설명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김대중 /도의원(좌)]
"물어보는 말에만 대답하세요. 센터 언제 완공합니까?"
[전대식 /국장(우)]
"지금 그 장비구축비 같은 경우는요..."
[김대중 /도의원(좌)]
"아니 센터가 언제 완공되냐고..."
[전대식 /국장(우)]
"장비구축 같은 경우는요...."
[김대중 /도의원(좌)]
"위원장님. 좀 제지 좀 해주십시요."
공무원의 여러 차례 해명 시도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결국 반말에 가까운 단호한 어조로 예산을 세워줄 수 없다고 말합니다.
[김대중 /도의원(좌)]
"저기, 이것 삭감... 그리고 이 예산 설명하려고 내 방에 오지 마세요."
그 이후 관련 예산은 어떻게 됐을까?
"절대 찾아오지 말라"는 말과는 정반대로 담당 공무원들이 김 의원 사무실을 수차례 방문하고 나서야 다시 살아났습니다.
김 의원 사무실 방문길에는 공무원 뿐만아니라 전북대학교 교수와 부총장 등 고위 관계자들까지 나서야 했습니다.
[전라북도 관계자]
"(김대중 의원이) 뭔가 오해가 있으셨나봅니다. 문) '찾아오지도 말고'라는 얘기가 '찾아와서 설명하라' 그 얘깁니까? 답) 제가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고요. 하여간에 거기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해서 관계자(전북대)분들 오셔서 말씀을 드렸고..."
그런데 이 과정에서 또다른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김 의원이 자신의 사무실로 찾아온 공무원들 앞에서 담배까지 피운 것으로 알려진 것입니다.
김 의원은 담배를 피운 것은 맞지만, 공무원 앞에서 담배를 꺼내 문 것이 아니라, 이미 담배를 태우고 있는데 공무원이 들어온 것이라고 말합니다.
[김대중 /도의원]
"(공무원들이) 약속을 하고 오셨다던가, 그런 것도 아니고... 문) 담배를 태우신 것은 맞고요? 답) 예."
국민건강증진법상 공공건물인 도의회는 당연히 금연건물인데도, 마치 사적인 공간인 것처럼 해석합니다.
[김대중 /도의원]
"아...저도 사람인지라 화가 나거나 이러면 담배 한 대씩 폈죠. 필 수야 있죠."
지방정부 예산심의는 지방의회의 대표적인 사무입니다.
하지만 주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지방의원의 권능이 무소불위와 치외법권에 해당하지는 않다는 것 또한 자명한 일입니다.
MBC 뉴스 정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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