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원의 한 미곡처리장에서 정부가 매입한 4억 원 상당의 공공 비축미가 사라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매입을 위탁받은 업체가 무단으로 팔아버린 건데, 피해액 환수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남원의 한 미곡종합처리장,
지난해 12월, 정부를 대신해서 매입해 이곳에 보관해야 하는 4억 6천만 원 상당의 공공 비축미 234톤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수급 불안과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식량 위기에 대비해 정부가 일정 물량을 확보해 저장해놓은 쌀인데, 매입과 보관을 맡은 위탁업체인 해당 미곡종합처리장이 남원시의 승인도 받지 않고 도내 한 농협에 팔아버린 겁니다.
[미곡종합처리장 관계자]
"지금 다 팔아먹고 없죠. 남아있는 것은 이제 정부에서 비축했던 거 말고 저희들이 사놓은 것만 ... 저희들 것은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남원시는 해당 업체를 고발했고, 경찰은 지난 5월 업체의 실질적 관리자 A 씨를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채무를 갚기 위해 쌀을 임의로 처분했다는 A 씨
매매한 뒤 남원시의 사후 승인을 받았던 관행대로 했을 뿐이라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체 관계자의 말은 다릅니다.
[미곡종합처리장 관계자]
"(시설을) 인수하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밀려있던 다른 부채들을 싹 정리를 해주면, 20억 정도를 줄 테니 쌀을 사놓는 것은 문제없다. 그리고 그 사이에 걸려버린 거죠."
관리 책임이 있는 남원시는 공공 비축비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해당 업체와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지도 않은 채 대금이 지급됐다고 말합니다.
[남원시 관계자]
"저희가 (계약서) 촉구를 했는데 그게 안 와서 저희가 또 재차 확인하고 창고까지 확인한 거예요."
남원시는 해당 시설에 대한 가압류를 진행하는 등 조치에 나섰지만 다른 채권자들도 가압류에 나서면서 피해액 환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혈세 낭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