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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미얀마 지진 지역 탈출에 18시간".. 관광객, 길 바닥에서 노숙
2025-04-02 701
유룡기자
  yuryong@jmbc.co.kr

[MBC 자료사진]

"저녁 6시에 야간 버스를 탔는데 다음날 낮 12시에야 양곤에 도착했습니다. 버스 기사도 힘이 든지 중간에 두 번이나 아예 버스를 세워놓고 잠을 자더군요."


지난달 28일 규모 7.7 강진이 덮쳤을 때 만달레이 부근 역사 유적인 바간에 머물던 로마니 씨는 기자를 만나자마다 그동안의 고생을 모두 털어 놓았다.


프랑스에서 배낭여행을 왔다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대혼란을 목격했다는 것,


현지 시간으로 낮 12시 50분 쯤 '술레마니'라는 유명 사원을 관람하고 있었는데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일제히 지역주민들이 사원을 빠져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합니다.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또다시 여진이 몰려오면서 무슨 일인지 몰라 사원 안에 남았던 로마니와 친구들의 공포는 극에 달했습니다.


지진으로 땅이 뒤흔들리면서 사원 곳곳에 금이 갔고, 불탑도 기울어졌습니다.



 

더 큰 문제는 휴대폰이 먹통이 됐다는 점입니다.


전기도 끊겨 숙소의 불조차 켜지 못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지도 모르고 하루를 보냈고, 그제서야 잠시 통신이 복구되어 휴대폰을 열어봤더니 가족, 친구들로부터 산더미 같은 문자가 왔있었다고 로마니는 말합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미얀마에서 벌어진 참상을 전해 들었는데 오히려 현지에 있던 관광객들은 무슨 일이 벌어진지도 모르고 불안에 떨어야 했던 겁니다.



 

바간에서 170여 km 떨어진 주요 진앙지인 만달레이에 남았던 친구로부터 들려온 소식은 더욱 충격이었습니다.


다행이 목숨은 건졌지만, 숙소가 무너질까봐 모든 짐을 챙겨 거리로 나왔고 노상에서 밤을 지세고 있다는 것,


인터넷 예약은 고사하고 버스터미널로 이동할 수도 없어 거리의 미아가 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하며 자신은 행운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로마니는 지진 발생 이틀 뒤 버스 티켓을 구할 수 있었고 지진 피해 지역을 빠져나오는 대장정이 시작됐습니다.



 

통상 9시간 걸리는 육로 이동에 그러나 18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지진에 파괴된 고속도로로 달리지 못하고 국도와 지방도로 우회할 수밖에 없었고, 지친 운전사가 길에 차를 세워놓고 두 번이나 잠을 자버리더리는 겁니다.


로마니는 그래도 천만다행으로 대지진 하루 전에 만달레이에서 바간으로 이동했었고, 큰 피해 없이 양곤에 안착해 다음 여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지진의 직격탄을 맞은 미얀마의 중부 만달레이와 네피도 지역에서는 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각종 건물과 유적뿐 아니라 도로가 파손되고, 송전탑이 쓰러졌습니다.



 

 이번 지진으로 안타깝게 희생된 이들의 명복을 빕니다.


또 역대 최악의 재난을 당한 미얀마인들에게 위로를 보냅니다.


기자는 지난 보름여 간 미얀마 양곤과 바간, 만달레이를 답사하고 지진 당일 새벽 만달레이에서 양곤으로 되돌아왔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지진이 오기 사흘 전인 2025년 3월 25일 만달레이 마하무니 사원에서 불교도들이 기도를 드리는 모습입니다.


이들이 큰 피해 없이 안녕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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