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오늘(27일) 탄핵되면서 계엄 이후 나라 전체가 한 달 가까이 격랑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민주주의 대신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기로 한 듯, 국민의힘은 극우 성향의 주장까지 내세우며 오늘도 탄핵안 표결에 집단 퇴장으로 맞섰습니다.
하지만 텃밭만 사수하면 된다는 구태의연한 계산식이 자칫 정당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는 경고음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창익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민 모두의 눈과 귀를 의심케 한 계엄사태 이후 매일 뉴스에 오르는 상반된 두 개의 장면입니다.
탄핵 촉구 집회에 나선 시민들은 연일 보수정당 국민의힘을 향해 해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해체하라 해체하라"
반면 국민의힘은 탄핵에 찬성한 당대표는 쫓겨나고 친윤이 대거 복귀하며, 내란 혐의 대통령의 방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조배숙 / 국민의힘 의원]
"(대통령) 권한 행사를 곧바로 폭동이라고 볼 수는 없다"
민주주의 자체가 위협 받았지만 책임자 처벌은 외면한 채, 차기 대선 상대로 유력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 끌어내리기에만 몰두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엄동설한 거리에 나선 국민적 요구를 외면하는 동시에 윤석열 정권의 실정에 대한 여당으로서의 책임 회피로 비칠 수밖에 없습니다.
[한강욱 / 전북대 교수]
"정당이 지켜 나가야 할 부분을 방기하고 있는 게 아닌가. 국민의힘에서 국민을 제외하고 힘, 오로지 권력 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여기에 더해 부정선거 주장에 일부 동조하는 등 오히려 극우로 퇴행하는 모습은 그나마 남은 신뢰마저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북 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비례대표 조배숙 의원의 행태도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전국정당을 표방하는 국민의힘이 도당을 개설한 이유는 지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전제가 당연하지만, 이 요구를 철저하게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젊은 당대표 등장과 혁신으로 개혁보수의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지만 윤 정부가 들어서며 시대에 역행하는 모습을 거듭해 왔습니다.
지난봄 총선에서 엄중한 심판을 받고도 반면교사 없이 극단에 치우친 극우집단에 동조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임성진 / 전주대 교수]
"민심과 오히려 더 이반되는 소수의 극우적인 그런 지지에 갇혀있기 때문에 이런 상태로 봐서는 다시 회복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지는.."
향후 총선까지 남은 시간은 3년,
국힘 현역의원들 사이에선 대선과 내후년 지방선거를 포기하더라도 영남 등 텃밭만 사수하면 국회 의석 100석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2030이 주도할 정치의 새 흐름 속에 민주주의의 길을 포기한 듯 극우정당의 이미지에 갇힌 국민의힘은 어쩌면 이미 스스로 유권자를 외면하는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MBC뉴스 이창익입니다.
영상취재 :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