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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억 휴양림 방치, "억지스러운 땅 고집 때문?"
2024-09-26 381
박혜진기자
  hjpark@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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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제에 혈세 110억을 투입해 휴양림을 지었지만, 개장한지 1년이 넘도록 야영장 운영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경사가 너무 가파른 탓에 안전과 사생활보호 등 문제가 만만치 않다는 게 김제시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이 휴양림, 이미 고압송전선로가 지나는 곳이라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거셌던 곳이어서 왜 이런 자리에 휴양림을 강행한 것인지,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사 당시 송전탑 아래 휴양림을 짓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던 김제 선암자연휴양림,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열기는 했지만, 지난 1년 동안 또 다른 문제로 야영장 운영을 못하고 있습니다. 


짓고보니 예상보다 가파른 경사 탓에 위아래 데크간 거리감도 없고, 아래가 훤히 내다보여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공사 당시 이미 감리자가 기존 설계대로 시공될 경우 급경사가 예상된다며 김제시에 대책 마련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급경사로 인한 문제를 예견한 셈인데 김제시는 공사를 강행했습니다. 


실제 전체 부지 가운데 중·급경사지가 92% 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김제시는 부지 가운데 그나마 완만한 곳을 선택했다는 궁색한 변명입니다.   


[김제시 관계자(음성변조)]

"경사도는 (그래도) 제일 완만한 부분으로 했거든요."


[박혜진 기자]

"보시다시피 경사가 가파른 곳에 데크를 층층이 설치하다보니 데크간 간격이 좁아지는 건 물론이고 화장실을 이용하려 해도 수없이 많은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합니다."


실제 설계상 위아래 데크 이격거리는 2m, 양옆 데크 사이는 1.8m입니다. 


결코 짧지 않은 거리지만, 가파른 경사도 앞에선 속수무책입니다. 


공사를 진행한 김제시 직원들마저 애초 야영장 부지가 적합하지 않다고 수차례 지적했을 정도입니다. 


[휴양림 관계자(음성변조)]

"여기가 경사지가 워낙 급하다 보니까, 야간에 왔다 갔다 하면 내려가면서 위험하지 않느냐."


[김제시 관계자(음성변조)]

"처음부터 계획을, 배치 계획을 좀 잘못됐다는 거죠."


부지 적합성에 대한 논란은 준공 전에도 앞서 한 차례 제기된 바 있습니다.  


송전탑 바로 아래 휴양림을 짓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쳤기 때문입니다. 


준공 전 김제시의회에서도 휴양림 내 송전탑이 웬말이냐며 지적이 빗발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김제시는 전자파 무해성을 입증하는 용역까지 시도하며 해당 부지를 고집했습니다.


당초 억지스러운 입지가 아닌지 의심되는 가운데 김제시가 예견된 문제들을 묵인하며 왜 해당 부지만을 고집해 왔는지, 의문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그래픽: 문현철,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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