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100억 원이 넘는 사업비를 투입해 김제시가 조성한 휴양시설 일부가 웬일인지 1년이 다 되도록 방치되고 있습니다.
야영장은 아예 문도 열지 못하고 있고, 숙박시설 절반도 보강 공사로 두 달간 운영이 중단될 예정입니다.
최근 김제시가 예산 120억 원을 들이고도 역시나 1년 넘게 운영자를 찾지 못해 논란을 빚은 오토캠핑장과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시설입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예산 110억 원을 들여 문을 연 김제 선암자연휴양림,
면적 36만 7,000m2에 야영데크 10개와 숙소 7동이 조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야영장으로 가는 계단은 넝쿨에 뒤덮여 막혀 있고 풀은 무성하게 자라 데크를 침범하고 있습니다.
개장 이후 한 번도 제대로 운영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휴양림 관계자(음성변조)]
"여기가 경사지가 워낙 급하다 보니까, 야간에 술을 많이 드시잖아요. 그럼 화장실이 급하면 내려가다가 잘못하면 낙상이라도 하면.."
[박혜진 기자]
"김제시는 설계와 공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도 짓고보니 데크간 간격이 너무 좁고 경사가 심해 운영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설계 당시에는 미처 검토하지 못했다는 게 김제시의 해명입니다.
[박원용 / 김제시 공원녹지과장]
"야영장의 경우에는 구조 때문에, 프라이버시 때문에 좀 보완해서 내년에 정상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 휴양림, 애초 조성할 때부터 논란이 이어지던 곳입니다.
공사 당시 휴양림 부지 안팎에 4개의 송전탑이 설치돼 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김제시는 당시 송전탑 이전이나 지중화를 약속하며 논란을 잠재운 뒤 공사를 강행했지만 끝내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김제시 관계자(음성변조)]
"지중화로 할 경우에는 예산이 상당히 많이 들어간다고, 크게 예산 낭비까지 해서 그걸 좀 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송전탑 피해가 우려되면 이용을 자제하라는 공지를 띄운 게 전부입니다.
휴양림 매년 운영비만 3억 원에 이르는데 심지어 숙소 절반 마저 시설 보강 공사를 한다며 당분간 이용도 불가합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불과 5분 거리에 김제시가 지은 또다른 캠핑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휴양림이 지어진 비슷한 시기, 예산 120억 원을 투입해 조성된 오토캠핑장, 1년 넘도록 위탁 운영자를 찾지 못해 기약 없이 방치 중입니다.
제대로 된 운영 대책도 없이 캠핑장과 휴양림에 예산만 쏟아 부은 김제시는 앞으로 100억 원을 더 투입해 문제의 휴양림 시설을 보강한다는 계획입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그래픽: 안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