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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모르는 '청년축제'.. 유력 인사 낯내기용 행사?
2024-09-12 691
정자형기자
  jasmine@jmbc.co.kr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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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선 8기 김관영 도정이 강조하는 핵심어 중 하나가 바로 '청년'입니다. 


이를 반영하 듯, 전북자치도는 매년 청년들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행사를 대규모로 열고 있습니다.


수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데, 행사 식순의 상당 부분은 내빈으로 참석한 정치인들의 연설로 채워진 반면, 정작 현장의 청년들은 참가한 이유가 따로 있었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해가 저물자 3천여 명의 인파가 대학 캠퍼스 운동장으로 운집합니다. 


지난 2016년에 시작한 뒤 올해까지 일곱 번째를 맞은 '2024 전북자치도 청년축제'입니다. 


"청년 나래, 청년의 날 기념행사를 여러분들의 뜨거운 박수로 시작하겠습니다."


그간 전북도와 전북청년허브센터가 함께 진행해 왔는데 올해는 전주대학교가 추가됐습니다.


기념사를 위해 무대 위에 선 김관영 전북도지사, 


[김관영 전북도지사]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김관영은 항상 청년과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행사장을 둘러봤습니다.


청년과 관련된 콘텐츠는 지역별 청년정책을 담은 배너 15개가 사실상 전부,


운동장을 둘러싼 부스 대부분이 푸드트럭과 플리마켓들로 채워졌고, 도내 대학이나 실제 청년 사업 홍보 부스는 십여 개로 전체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전북청년허브센터 관계자]

"플리마켓 운영, 저희 허브센터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 위주로 부스 운영되고 있고요."


행사의 식순 역시 내빈 소개와 이들의 기념사, 축사로만 30분 넘게 소요됐고,


[서거석 전북교육감]

"여러분들 어깨에 전북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최형열 전북도의원]

"여러분들의 미래를 꿈꾸고 설계하는데 꼭 필요한 정책들을 만들어 내는데 전북특별자치도청과 함께 할 것을 말씀드리면서."


행사의 핵심 이벤트였던 '청년정책 비전선포 퍼포먼스'는 단 10분간 진행된 가운데, 이마저도  다수의 정치인과 기관장들 사이에 단 두 명의 청년이 무대에 섰을 뿐입니다.


[정자형 기자]

"이를 두고 초청받은 내빈들 사이에서도 행사의 성격에 의문 부호가 붙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선출직을 중심으로 지역 유력 인물들의 얼굴 비추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로 해석됩니다. 

 

[내빈 초청 인사]

"얼굴만 보이는 행사여 가지고. 굳이 갈 필요가 있나."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작 수천 명 규모로 운집한 청년들의 상당수는 행사의 성격과 목적에 대해 아예 모르고 있습니다.


[이도경]

"(청년축제도 같이 하고 있더라고요?) 몰랐어요. 아무래도 연예인들이 와서 공연하는 게 기대되지 않을까 싶어요."


[박지련]

"(기대되는 건) 연예인 오는 것? 비와이랑 홀리뱅 온다고 해서 온 거예요."


결국 겉돌 수밖에 없었던 행사장의 분위기는 '비와이', '너드커넥션' 등 유명 연예들이 공연이 시작되고 나서야 절정을 이룹니다.


현장의 청년들도 자신이 무슨 행사에 참가했는지조차 모른 채, 사실상 유명 연예인들의 춤과 노래를 보는 무대가 행사 구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청년축제,


전북자치도는 이 행사에 3억6천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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