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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사업비로 유명가수 초청? "윗분들 오시니까.."
2024-09-12 1659
박혜진기자
  hjpark@jmbc.co.kr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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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북도가 지난 2016년부터 주최해 온 청년축제, 앞서 들으신 대로 올해 투입된 예산만 3억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이 예산의 출처, 좀 이상합니다.


전북도가 직접 책정한 것이 아니라, 교육부가 지역 혁신에 쓰라고 교부한 RIS 사업비가 배정된 것입니다.


박혜진 기자가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2024 전북자치도 청년축제',


명칭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전북도가 주관해 지난 2016년부터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매년 개최해 온 축제입니다.


청년정책 홍보를 위한다는 취지인데, 올해 축제에 소요된 예산은 3억6,000만 원으로 제1회 축제보다 20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행사 추진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도청 누리집에 이어 조달청 나라장터까지 살펴봐도 사업 공고나 계약 내용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알고보니 청년축제의 무대가 된 전주대학교가 예산 대부분인 3억 원을 전북도로부터 받아 사용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예산이 사용됐을까?


주무부서인 청년정책과를 통한 행사 예산이 아니라, 웬일인지 전북테크노파크에서 집행하는 RIS 사업비가 사용됐습니다. 


[PIP CG] 보다 자세하게는 RIS자율과제 공모비, 교육부가 지역 대학을 활용해 지역 현안을 해결하라며 전북도에 내려준 엄연한 과제비입니다. 


[교육부 관계자]

"지역 현안 해결, 지역사회 활성화 이래 가지고 이제 자율로 편성되는 건데 (예시로) 빅데이터용, AI반도체 산업 기반 조성 이렇게 해서 자율과제를 좀 (활성화하라고).."


그러나 예산을 교부한 전북테크노파크는 축제 지원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전북테크노파크 관계자]

"(자율 과제비 성격상) 도의 수요 과제이거나 도에서 하고 싶어 하는 과제를 위주로 선정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사업비 규모는 어떤 근거로 책정됐을까?


올해 청년축제는 기념식순과 부스 운영, 그리고 유명 연예인 공연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특히 '비와이', 'QWER' 등 유명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섭외비는 1억 원을 훌쩍 넘겼는데, 당초 전북도는 '교육·연구 분야'에 해당된다며 문제의 'RIS 사업비'로 이들 연예인 섭외까지 추진했습니다. 


[전북도 관계자]

"전주대에 지사님도 오시고 교육감도 오시고 많이 오시니까 그들도 많이 오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연예인들을 불렀다." 


하지만 집행기관인 전북테크노파크가 사업비 성격상 섭외비 명목의 예산을 지급할 수 없다고 지적했고, 결국 연예인 초청은 전주대가 담당하는 것으로 정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주대는 대학 축제 일정을 청년축제 기간에 맞춘 것으로 파악됩니다. 


[전북도 관계자]

"(원래) 대동제 얘기는 없었어요, 대동제가 들어가게 된 계기가 아마 연예인 섭외 때문에.."


출연료가 빠진다면 당연히 행사비 규모도 크게 축소됐어야 하지만 당초 신청했던 RIS 사업비 3억 원이 그대로 전주대에 교부됐습니다. 


결국 명목상 지원항목만 변경해 우회지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북테크노파크 관계자]

"금액은 동일해요. 섭외비 포함된 사업계획서나, 섭외비가 빠진 사업계획서나 금액은 동일하고."


그렇다면 부대 행사에 불과한 연예인 공연이 없는 시간대 행사장은 어떨까?


[박혜진 기자]

"부스 운영이 한창이어야 할 오후 3시입니다. 청년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10여 개의 부스들이 마련돼 있지만 보시다시피 대부분의 부스들은 텅 비어있습니다."


'청년들도 모르는 청년축제'가 특정 대학의 가을 축제와 섞이면서 그 정체는 더욱 모호해졌지만, 


오롯이 전북도의 자체 판단 하에 '지자체와 대학간 협력을 기반으로 지역을 혁신하라'는 RIS 사업비 수억 원이 지원됐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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