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자료사진]
◀ 앵 커 ▶
천억 원대 김제 스마트팜 부실 공사 의혹, 속보 이어갑니다.
'스마트팜'이라는 명칭이 무색하게도 이번 장마기간 천장에서 빗물이 새면서 청년농부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죠.
그런데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또 다른 시설에서도 구조물이 기울고 땅바닥이 주저앉는 하자 의심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일정한 환경에서 사계절 농사가 가능한 초대형 온실,
스마트팜의 천장을 뒤덮은 비닐 교체 공사가 한창입니다.
올 여름 장마철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빗물에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자 뒤늦게 보수공사에 나선 건데, 누수 문제는 매년 반복돼 왔습니다.
참다 못한 이곳 청년농부들의 문제제기에 뒤늦게 원인 파악에 나선 농림축산식품부,
전문가 자문을 구한 결과, 하자보수 공사를 맡은 업체의 늦장 대응이 피해를 더 키웠다는 결론을 내놨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6월 말 기준으로 보수가 되기로 돼 있었는데 보수하는 과정에서 밀봉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늦어지면서 비가 오는 시기에.."
보수 공사도 조만간 매듭 짓도록 하겠다는 건데, 청년농들의 우려가 다 해소된 건 아닙니다.
온실 기둥에 수평측정기를 갖다대보면, 약간의 기울기가 감지되는 등 구조적 안전성까지 의심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하자 문제는, 청년농들이 임대해 농사를 짓는 시설에만 국한된 건 아닙니다.
전체 규모만 21만 제곱미터, 축구장 30개 면적인 스마트팜 혁신밸리,
이 가운데 창업을 꿈꾸는 청년농업인을 양성하는 또 다른 축인 '보육센터' 역시 올 들어 하자 의심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현재는 보수공사가 마무리 됐지만 온실 내부 온도를 유지하는 장비들을 설치해둔 곳마다 줄줄이 땅이 주저앉는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보육센터 운영기관)]
"(얼마나 기울어져 있었어요?) 푹 꺼진 게 아니고 제 생각에는 이 정도? 5cm? 어디 한 곳이 그런 게 아니라 군데군데 그러니까 일단 전면적으로 다.."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신품종 재배를 위해 임대료를 주고 쓰는 '스마트팜 실증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
원인을 알 수 없는 균열과 바닥침하 등이 보고됐지만 공개를 극구 꺼리고 있습니다.
[김제시 관계자(실증단지 운영기관, 음성변조)]
"기업체들이 들어와 있는 곳이기 때문에 대외비적인 성격이 있어요. 견학도 안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 예산을 더해 1,040억 원 가량이 투입됐지만, 전체 시설에서 200건이 넘는 하자가 발생한 스마트팜 조성 공사,
누수 문제에 더해, 시설 곳곳에서 기울기와 땅 꺼짐 등의 현상이 나타나면서 구조적 원인이 숨어있는 건 아닌지 의심마저 사고 있습니다.
[조수영 기자]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원래 저수지와 습지가 있던 땅 위에 조성됐습니다. 아무래도 지반 자체가 연약할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이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 위탁을 받아 1천억대 스마트팜 설계와 시공 등 조성사업을 수행한 한국농어촌공사는 원인조사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제시도 관할 지자체로서 하자 원인을 찾는 별도의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책임소재를 놓고 기관간 갈등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