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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100억으로 키운 '드론축구'.. 왜 직접 운영 안 하나?
2024-08-26 1162
정자형기자
  jasmine@jmbc.co.kr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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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 커 ▶

전주시는 그간 드론축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100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왔습니다. 


산업 생태계 육성을 명목으로 민간단체인 드론축구협회에만 각종 출연금과 민간경상보조금 수십억 원이 지급됐는데요. 


막대한 예산 지원의 이유가 지역 산업 육성이라는 공익 목적이라면, 왜 산하단체 설립을 통한 투명한 운영이 아닌 특정 민간단체 집중 지원 방식인지, 의문이 남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드론축구 산업 성장을 명목으로 '글로벌 드론축구 육성 사업'을 진행했던 전주시. 


드론축구 종주도시임을 내세우며 상설경기장 설립과 함께 각종 대회를 유치해 왔습니다. 


전주시는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붙잡고 있습니다. 

 

[이기섭 / 전주시청 주력산업과장]

"드론 기업이 발전하고 매출이 늘어난다는 것은 일자리가 더 늘어난다는 거예요. 드론축구 대회를 단순한 대회로만 보지 말고 관련해서 기업들도 늘어나고."


이처럼 인프라 구축에 이미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지만, 전주시는 드론축구 전반을 직접 운영하는 대신 민간단체인 대한드론축구협회에 십수억 원 상당의 각종 지원금을 몰아 줬습니다. 


우선 협회 설립 직후부터 3년간 보조금 성격으로 직접 지급된 지원금은 10억 7천만 원 상당, 


즉 1년 평균 3억 원 이상 지급된 꼴입니다. 


그런데 지급 절차가 석연치 않았습니다. 


전주시가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 협회 몫의 출연금을 교부하면 진흥원이 협회에 사업을 위탁하는 형태였기 때문입니다. 


지자체가 민간단체에 직접적인 지원을 하기 어려우니 사실상 편법으로 전주시 출연기관을 이용해 예산을 지원했다는 의심을 사는 이유입니다.


당장 시의회에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집니다.


전주시의 보조금을 우회적으로 지급해 협회 직원들의 인건비 등을 챙겨줬다며 직무 유기 성격이 있다는 겁니다. 


유독 특정 민간단체를 우대하는 행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국제행사 참가 비용 대부분 역시 별도로 지자체 주머니에서 나갔습니다. 


드론축구협회와 국제연맹은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가전박람회에 참가했는데  당시 나흘간의 행사에 들어간 7억 원 가운데 도비와 시비가 무려 6억 원에 달합니다. 


정작 협회와 연맹은 1억 원만 자부담했습니다.


드론축구 홍보와 드론축구공 수출상담, 그리고 연맹 가입 협의 등 대부분 협회와 연맹의 사무였지만, 어찌 된 일인지 경비는 거의 다 혈세로 충당한 것입니다.


더욱이 오는 9월에도 독일 베를린의 한 국제가전박람회 참가한다며 또다시 예산 6억 원을 지원하려 했는데 그나마 의회가 나서 제동을 걸었습니다. 


거의 모든 비용을 지자체가 부담하지만 이익을 보는 것은 민간이라는 이유입니다. 


[서난이 / 전북도의원]

"거의 6억 비용을 저희(도와 시)가 다 내는 건데 관련한 (지자체) 홍보 내용들이 좀 충분히 반영되어야 될 것 같아요. 아니면 드론축구연맹에 의해서만 아마 이뤄질 확률이 높아요."


[정자형 기자]

"오랜 시간 드론축구 띄우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돈을 부어온 지자체로서 챙길 수 있는 이득은 미지수입니다."


현재로서 드론축구와 관련해 수익구조가 형성된 것은 캠틱종합기술원이 제작한 드론축구공이 사실상 유일합니다. 


이에 전주시는 캠틱이 장기적으로 민간기업에게 드론축구공 제작 기술 이전을 추진해 수익을 배분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이나 계약이 있는 것도 아닌, 막연하고 추상적인 기대에 가깝습니다. 


캠틱을 비롯해 7개에 불과한 관련 업체가 협업을 하는만큼 수익은 분배되겠지만, 


주도권은 결국 캠틱이 쥐고 있는 만큼 수익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드론축구공 제작 前 하청업체]

"캠틱이 팔아서 캠틱이 얻죠. 죽기 살기로 막아버리고 하는 이유가 이익으로 하니깐 당연히 캠틱이 싫어를 하죠."


더구나 드론축구협회는 자신들이 보유한 시설물을 임대해 주고 그 대금을 간부 개인 통장으로 받아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도 있습니다.


신기루 같은 낙수효과를 기대하며 막대한 세금을 부어 드론축구 산업을 키워 온 전주시.


이미 백억 대, 드론축구월드컵 등 앞으로도 수백억 대 예산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단 등 산하단체 설립 운영이 아닌 특정 민간단체 지원 방식을 놓고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그래픽: 문현철

영상출처: IFA 공식 유튜브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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