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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등록 거절.. "경기 방식은 대상 아냐"
2024-08-21 1478
정자형기자
  jasmine@jmbc.co.kr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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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를 종주 도시로 한다는 드론축구를 육성하기 위해 수백 억 원의 혈세가 지원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드론축구협회는 명칭과 경기 방식 등에 대해 배타적인 특허권을 내세우며 고유의 지식재산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유사한 단체나 협회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이를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찌된 이유인지,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주시장과 캠틱종합기술원장이 지난 2018년 공동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운영을 시작한 대한드론축구협회. 


협회는 누리집을 통해 대회, 규정, 경기구 심지어 명칭에도 독점적인 지식재산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주시가 종주 도시로서 육성한다는 '드론축구'는 법적으로 배타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을까?


우선 명칭부터 살펴봤습니다.


협회는 '드론축구'라는 이름 자체에 지식재산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지난 2017년 캠틱종합기술원이 드론축구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등록된 상표권의 상품 분류 코드는 '12류', 


항공 또는 해상을 이용하는 수송기계나 기구에만 해당하는 상표권입니다. 


즉 드론의 한 종류로서만 상표를 등록한 겁니다. 


반면 협회 이름 경우 스포츠와 문화활동업을 의미하는 '41류'로 상표권을 등록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특허청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드론'과 '축구'로 구성된 보편적 용어를 특정 협회만 쓸 수 있게 제한하는 것은 공익에 어긋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드론을 이용한 축구' 정도의 의미로 해석되고 일반적인 경기 용어로 자리 잡은 데다, 공익상으로도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 겁니다. 


결국 현재로서는 협회가 스포츠 단체로서 행사할 수 있는 법적인 지식재산권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런 이유로 'e드론축구협회' 등 유사한 이름의 단체가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는 배경이 마련됐지만, 


드론축구협회는 여전히 명칭의 독점성을 주장하고 타 단체들에게 배타적 태도를 보이는 등 갈등을 빚어왔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e드론축구협회 관계자]

"(명칭 쓰지 말라고) 내용증명을 보냈길래 제가 직접 연락했어요. 드론축구라는 것은 상표 등록이 안 된다는 걸 특허청에서 정식 공문으로 보냈습니다."


충청권 등 일부 지역에서 출범한 '드론농구'를 두고서도 '유사 아류'라고 비난하면서 명칭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했습니다. 


캠틱종합기술원이 지난 2018년 드론축구에 대한 유사 종목 출원을 방지하기 위해 '드론농구' 상표권을 등록했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드론축구와 마찬가지로 '분류 코드 12류'로 단체의 상표권을 뜻하는 '분류 코드 41류' 지식재산권이 아닙니다.  


[대한드론농구협회 관계 ]

"특허청에서는 전혀 상관이 없는 거래요. 스포츠나 학교나 기관에서 교육 목적에 대한 용어에 대한 특허가 나갈 수 없대요." 


[정자형 기자]

한편 드론축구협회가 최초 개발했다는 드론축구 경기 방식과 관련한 저작권은 정작 지식재산권 확보 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경기 규칙은 일종의 '사회적 약속'이기 때문에 특허를 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특허청 판단 때문입니다. 


[특허청 관계자]

"특허법에 발명이라는 것은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 고도화한 것을 말한다고 돼 있거든요. 게임의 규칙은 약속이기 때문에 특허 대상이 아니라고 명확히 나와있네요."


그나마 오버몰딩 기술 등 드론축구공의 모양과 기능 등에 관련된 기술적 특허 몇몇이 확인되지만, 제3자가 드론축구를 하지 못하게 하는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는 아닙니다. 


[드론축구공 제작 참여 업체]

"우리가 어차피 국내에는 디자인 특허가 돼 있지만 해외에는 아마 지난번에 한다 했는데."


스스로 국내 유일의 드론축구단체라 일컬으며 원조성을 내세우고 있는 대한드론축구협회, 


월드컵 경기까지 치른다며 수백 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해 지역 산업을 견인하기에는 그 태생적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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