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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개 수출 계약"..실상은 '수출 의향서'
2024-08-20 1081
박혜진기자
  hjpark@jmbc.co.kr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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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시가 지난 1월, 미국 CES 가전 박람회에서 전주산 드론축구공 5만 개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쾌거를 이뤘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법적 효력이 있는 계약이 아닌,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는 수출 의향서가 전부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관련 단체의 잇따른 의혹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해 온 전주시가 감사에 나선 결과, 130건이 넘는 회계 위반 사항이 적발됐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가전 박람회에서 처음 공개된 전주산 드론축구공.


도내 기업인 드론공 제조사, 캠틱은 단독 전시장을 꾸몄는데, 전주시와 전북도로부터 참가비 명목으로 지원받은 예산만 6억 원에 달합니다. 


[노상흡 대한드론축구협회장·캠틱종합기술원장 / 지난 1월]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이걸 가지고 같이 함께 즐기는 레저스포츠의 메인이 되길 원합니다."


전주시는 해당 기업이 미국과 캐나다에 드론축구공 5만 대, 70억 원 상당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홍보했습니다. 


[우범기 전주시장 / 지난 1월]

"전주가 종주도시인 드론축구가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그러나 5개월 만에 밝혀진 실상은 딴판이었습니다.


지난 6월, 수출 계약의 실체에 대한 추궁이 이어진 전주시의회. 


[송영진 전주시 문화경제위원 / 지난 6월]

"현재도 계약이 안 됐다는 거잖아요? 계약이 안됐죠?"


[이기섭 전주시 주력산업과장 / 지난 6월]

"예, 계약은 아직 안 됐습니다."


[송영진 전주시 문화경제위원 / 지난 6월]

"1월에 계약했다고 발표했고, 맞아요?"


[이기섭 전주시 주력산업과장 / 지난 6월]

"예."


[송영진 전주시 문화경제위원 / 지난 6월]

"그런데 지금도 계약이 안 됐잖아요?"


[이기섭 전주시 주력산업과장 / 지난 6월]

"예.""


알고보니 정식 계약이 아닌 법적 효력이 없는 '수출 의향서'가 전부였던 것입니다. 


"당시 작성된 수출의향서에는 미국이 내년까지 전주산 드론공 3만 대를 구매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의향서 해지를 원한다면 한달 전에만 통보하면 된다며, 사실상 언제든지 구매 의사 철회가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수출 실적은 어떨까?


"지금까지 전주시가 실제 미국에 수출했다고 밝힌 드론공은 250여 대뿐으로, 3,500만 원어치가 전부입니다."" 


수출 성과 뿐만 아니라 사업비 유용 의혹까지  제기되자 지난 6월, 전주시는 지난 4년 간 대한드론축구협회에 지원된 예산 14억 원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습니다. 


지출 증빙자료 누락만 89건, 계약서 없이 예산을 집행한 건수도 48건에 이르는 등 부실 운영 실태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협회는 "지출내역 일부 증빙자료가 미첨부"됐다며 앞으로 "개선점을 도출해 나가겠다"라는 대답 뿐이었고,"


전주시 역시 150만 원 환수 조치를 내린 게 전부입니다. 


[이기섭 전주시 주력산업과장]

"대한드론축구협회나 FIDA나 다 민간비영리단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공공기관에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개입하기에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박혜진 기자]

"막대한 예산 지원에도 사업 개입이 어렵다는 전주시는 내년까지 지역에 550억이 넘는 경제효과를 낼 수 있다며, 월드컵을 명목으로 협회와 연맹에 당장 200억 원의 예산 투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그래픽: 문현철

영상출처: AFP News Age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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