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자료사진]
◀앵커▶
그렇다면 면접 평가는 심도 있고 객관적으로 이뤄졌을까요?
한 명에게 최고점을, 나머지에게 최저점을 몰아주는 등 5가지 면접 항목 모두가 의미를 찾기 어려워 의구심만 커지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총점 100점 중 경력과 수상 실적을 평가한 서류 심사는 두 사람 모두 40점으로 동점, 사실상 변별력은 없었습니다.
전주시는 최소한의 기준으로 정량 평가를 실시한 것일 뿐이라며 다른 의도는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전주시 관계자]
"일정 정도의 수준에 도달되신 분들은 최고 점수를 받게 설계가 되어 있고, 그 면접의 점수는 면접관들의 개인의 재량에 따라서 평가를 한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당락을 결정지은 면접 결과는 어땠을까?
심사위원 9명 중 1명이 매긴 점수표입니다.
김용현 감독은 5개 평가 항목 모두에서 최고 점인 12점을 획득해 60점 만점을 받은 반면,
하태권 전 감독은 마찬가지로 5개 항목에서 최하점인 7점을 획득해, 받을 수 있는 가장 낮은 점수인 35점을 받았습니다.
[국가대표 출신 지도자]
"아니죠. 말도 안 되죠. 그거는 말이 안 되는 거죠. 아무리 지금 뭘 짜고 해도 비슷하게는 해야 되는 거죠. 김용현 감독보다는 훨씬 많거든요. 선수 지도해서 낸 성적들이. 지도력이나 전문성이 떨어질 수가 없잖아요."
이 점수 차이를 면접관 9명의 평균 점수로 환산하면 2.8점으로,
두 후보의 총점이 불과 3, 4점 차이 정도밖에 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당락이 좌우될 수도 있었던 겁니다.
나머지 심사위원들의 점수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S 등급에 해당하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5개 항목에서 모두 김용현 감독에게 몰아준 심사위원이 9명 중 5명이었고,
반대로 하태권 전 감독에게 높은 점수를 몰아준 위원도 3명이 있었습니다.
칸막이를 설치해 후보자가 누구인지 모르게 한다던 블라인드 채용 방식도 크게 효과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복수의 심사위원들은 지도자 경력이나 수상 실적만 보더라도 답변하는 후보자가 누구인지를 알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증언합니다.
[지역 배드민턴계 관계자]
"누가 지원할 것이라는 소문은 파다하게 났어요. 소문은 한 여섯 명 정도 나 있었고요."
심사위원들은 전북 지역 내 대학교수 4명과 전주시 담당 부서 공무원 2명, 지역 언론사 기자 1명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비공개하면 오히려 폐단이 있을 수 있다는 전주시의 자체 지침에 따라 명단이 공개돼, 사전 접촉이 충분히 가능했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전주시는 채용 과정은 문제없이 이뤄졌다면서도 "시비나 구설에 휘말릴 소지가 있다" 며 관련 조례는 추후 손보려 한다는 입장입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