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갑질 등 인권 침해를 당했을 때 상담이나 구제를 요청할 수 있는 기관이 바로 국가인권위원회인데요.
도민들은 인권 침해 피해를 호소하려면 국가 인권사무소가 있는 광주까지 가야합니다.
전북에도 독립된 인권사무소를 설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수년 전부터 나왔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입니다.
김아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동료 의원을 성추행해 의원직을 잃었던 전 정읍시의원 A씨.
당시 시민단체는 시의회 차원에서도 2차 가해가 있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는데, '인권 침해가 맞다'는 결론이 나오기까지 다섯 달이나 걸렸습니다.
그나마도 잘 알려지지않은 인권침해 건들은 1년 넘도록 감감무소식인 경우가 부지기수.
도내 인권침해 상담이나 진정은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에서 처리하는데, 호남 전체를 관할하다보니 우선 순위에서 자꾸 밀리는 겁니다.
[이정로 /전라북도 인권정책팀장]
"광주사무소에 집중되다 보니까 그 분들도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이 있고, 또 그러다보면 아무래도 전라북도에서 신청한 민원에 대해서 거리라든지 시간적인 제약때문에 자꾸 지연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실제 전국 17개 시도의 인권침해 상담 신청 건수를 보면, 전북이 한 해 평균 274건으로 전남과 광주에 이어 3번째로 많습니다.
전북과 광주·전남을 관할하는 광주인권사무소의 상담 건수는 한 해 평균 2,400여 건으로 전국 6개 지역 상담소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인권 침해 구제에서조차 사는 곳에 따라 차별당하는 상황, 전북사무소를 따로 설치해야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영선 교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상담을 하고싶어도 물리적인 거리, 시간적인 거리때문에 그걸 포기하게 되는 수가 많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담·진정 건수가 전국에서 세 번째에 이를 정도로 많다는 것은 그만큼의 간절함이 묻어나 있는 것입니다."
특히 전북은 고령 인구나 이주민, 중소기업이 많아 지역 특성을 반영한 인권컨트롤타워가 절실합니다.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
"전북도가 지역 차원에서 도민의 인권 신장을 위해서 어떤 제도적인 방안을 갖출 것인가가 우선되어야 하고..."
이런 요구에도 전북인권사무소 설치는 수년 째 지지부진한 상황.
반면 상담 수요가 전북보다 훨씬 적은 강원도는 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이 적극 나서면서 지난 2017년 인권사무소가 설치된 바 있습니다.
MBC 뉴스 김아연입니다.
- 영상취재 : 정진우
- 그래픽 :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