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2018년 문을 닫은 서남대 의대를 대신해 추진되던 남원 공공의대 설립이 수년째 진척이 없습니다.
민주당은 '이미 당정협의까지 끝난 사안'이라며 공공의대 설립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 당정협의가 타 지자체까지 유치전으로 끌어들인 빌미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정태후 기자가 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2년 동안 사실상 진척이 없는 남원 공공의대.
그 사이 경남 창원대와 전남 목포대는 의대 정원을 늘려달라며 특별법안을 추진했고, 전남은 공공의대와 성격이 거의 비슷한 공공의료인 양성을 위한 특별법까지 발의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충남과 충북까지 가세해 각각 공주대학교와 지역 공공의대 설립을 주장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민주당은 여전히 지난 2020년 당정의 협의까지 끝난 사안이라며, 남원 공공의대 설립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박용진 의원 /민주당]
"이미 그것은 국회에서도, 그리고 정부 안에서도, 특히 의협이라고 하는 단체와도 일정한 합의와 양해가 이뤄져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바로 이 당정협의가 타지역까지 가세한 유치전을 촉발했고, 남원 공공의대가 표류하는 빌미가 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2020년 6월, 당시 무소속 이용호 의원과 민주당 김성주 의원이 각각 남원에 공공의대를 설립토록 하는 특별법을 대표발의했을 때만 해도 큰 저항이 없었습니다.
서남대 정원을 승계한다는 명분이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같은 해 7월 당정은 공공의대 설립과 함께 종전 연간 3천명이던 의대 정원을 4천명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전국 각 지역에서 의대를 유치하겠다고 나섰고, 의사협회는 의대정원 확대를 결사반대한다며 투쟁을 벌이면서 결국 남원 공공의대까지 논의가 중단된 것입니다.
[이병철 /도의회 환경복지위원장]
"우리는 서남대 정원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사협회와 관련한 아무 것도 상관이 없다, 별개의 사안이다. 우리 전라북도는..."
이제 와서 공공의대와 의대 정원확대를 분리해서 논의하자는 주장이 나오고는 있지만, 이미 타 지자체가 유치전에 가세하면서 또다시 정치적 공방만 가열될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정태후입니다.
- 영상취재 : 김종민
- 그래픽 : 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