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군산의 한 농공단지에서 동물성 기름이 대랑으로 유출돼 농수로가 오염됐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공단 폐수 문제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데, 지난해 조사에서도 수질 오염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군산 서수면 농공단지 인근의 한 농수로, 흐르는 물을 따라 기름띠가 끊임없이 내려오더니 농수로 표면을 노랗게 뒤덮었습니다.
흡착포와 펌프 등을 이용해 제거해 보지만 이틀이 지난 상황에도 물 위에는 여전히 기름이 둥둥 떠다닙니다.
[양대영 /군산 하장곤마을 이장]
"도랑이 완전 노랗게 그냥, 물이 아니고 기름 덩어리로 돼 있었어요. 냄새는 엄청 악취가 나고, 사람들이 거기에 가서 작업하려고 들어가니까 미끄러져가지고 다 넘어지고 그러더라고...."
도축 부산물로 사료 원료 등을 만드는 한 업체에서 밸브 조작 실수로 500L 상당의 동물성 기름이 빗물 관로를 따라 흘러나왔다는 건데, 유출된 탱크에는 기름이 주변으로 흘러나가는 것을 막을 방지턱도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업체 관계자]
"저희가 밸브 잠금장치가 없었는데, 최종 단계까지 해서 밸브 잠금 장치를 해놓으려고... 기름유출 방지턱, 우수관로에 안 들어가도록 방지턱을 만들겠습니다."
하천 물을 농업용수로 쓰는 인근 주민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여러 업체가 입주해 있는 인근 공단에서 매년 하얀색 거품이 떠 있는 폐수가 방류돼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내려왔다는 겁니다.
[양대영 /군산 하장곤마을 이장]
"기름 덩어리가 지금 이번만이 아니라 재작년에도 한 번 엄청 떴었고, 작년에도 한 번 거품식으로 해서 나왔고... 아주 농공단지가 심각합니다. 냄새도 그렇고...."
실제로 지난해 군산시 용역 조사 결과, 농공단지의 일부 방류수에서는 TOC와 BOD 등 항목에서 수질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고, 폐수 처리장에서 나오는 관로 외 어디에서 오는지 알 수 없는 관로들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환경단체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단의 오염 물질 배출 가능성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정현 /전북 환경운동연합]
"산단 내 하수처리장 방류수가 적절하게 기준을 맞춰서 배출되고 있는지, 여러 가지 의문의 관로들이 어떤 형태로 어떤 물질들을 배출하고 있는지 이런 부분들을 철저하게 조사해서...."
매년 반복되는 수질 오염 논란에 주민들의 의혹 해소와 고통 경감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 영상취재 : 서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