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완주군 경천면의 한 계곡을 훼손하며 벌어지고 있는 불법 공사 현장을 저희가 2주 전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산속에 밭을 만든다며 흙을 쌓아 올리고 길을 내는 상황인데요.
완주군이 나서 경고하고 고발했지만, 아랑곳 않고 불법공사는 강행됐습니다.
허현호 기자가 현장을 다시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한 종교단체의 관계자가 종교단체로부터 땅을 빌려 흙 쌓기 공사를 벌이고 있는 완주 신흥계곡,
중장비가 드나들 수 있도록 자갈을 깔고 3미터가량 너비로 현장 진입로를 만들었습니다.
산비탈면을 깎아 흙이 노출된 사면에는 나무뿌리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잘린 굵은 나뭇가지가 무더기로 쌓여있습니다.
진입로에는 국유지가 포함돼있는데, 허가를 받지 않아 불법입니다.
[완주군 관계자]
"자갈을 깔아가지고, 도로를, 이렇게 만들어서 길을 낸 거거든요. 없는 길을 만든 거죠."
물이 흐르는 계곡을 막아 설치한 현장 진입로.
다시 찾아가 보니 현장 아래쪽 또 다른 곳에 비슷한 구조물을 설치했습니다.
흐르는 물 위로 관로를 심고 물길 위로 도로를 만들었는데, 완주군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완주군 관계자]
"하천을 막는다는 것 자체가 물길을 방해하는 거잖아요. 지금은 물이 적지만 갑자기 비가 와서 이게 넘칠 수 있고...."
완주군이 2차례 고발과 함께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지만, 공사는 강행됐고 결국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모습입니다.
[공사 현장 관계자]
"(공사는 거의 끝난 거예요?) 이제 안 한다고 얘기를 하던데요. 저기 자갈 가져다 놓고, 저기까지만 가져다 놓고 이제 그만한다고.... 나머지는 허가 내서 봐서 한다고, 그런 얘기만 들었습니다."
허가를 받지 않고 3미터 이상 흙을 높게 쌓아올려 조성된 2,300제곱 미터 가량의 부지는 평탄화 작업까지 마무리됐고, 도라지 밭으로 쓴다던 공사 현장 아래쪽에는 자갈을 깔아 용도를 알 수 없는 넓은 공간이 조성됐습니다.
[인근 마을 주민]
"그 사람들은 법을 뭐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들 같아요. 그냥 무작정 저질러 놓고서는 해결하는 것 같아요."
완주군이 2차례 고발했고 3번째 고발까지 예고한데다, 군수까지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는데도, 불법 공사는 결국 막지 못했습니다.
-영상취재 함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