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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 2년만에 "폐과하라"... 직업계고 학과 폐지
2022-08-01 2796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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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북교육청이 도내 한 직업계 고등학교에 개설된 지 2년밖에 안된 학과를 폐지하라고 통보해 논란입니다.


학교 측은 학생 모집이 어렵다는 이유로 졸업생 한번 배출 못 해보고 학과 문을 닫아야 할 형편입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는 특성화 공립 고등학교인 이리공업고등학교입니다.


400여 명이 재학 중인데, 기계과와 전기과를 중심으로 6개 전문학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작년부터 토목과가 신설돼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는데, 교육청이 최근 학과 폐지를 통보하면서 학교 내부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당국이 문제 삼고 나선 건 학생 숫자입니다.


올해 토목학과 신입생은 7명,


전북교육청이 내부 지침으로 정한 최저 수준인 10명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내년부터 학과 문을 닫으라는 겁니다.


학교 측은 사회에 필수적인 기반 시설을 만들고 유지하는 인재를 양성하려고 만든 학과라며, 교육청의 기계적인 결정에 불만을 쏟아냅니다.



[김기옥 /이리공업고등학교 교장]

"그런 경우가 이리공고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죠. 산업사회 필요에 부응하는 기본적인 산업 중심으로 (학과를) 개편해 왔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한 번 더 기회를 달라.."



이 학교가 학과 문제로 부침을 겪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토목학과 문을 연 첫 해부터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자, 곧장 폐지하라는 공문이 날아왔습니다.


전북교육청은 이미 한 차례 학과 폐지를 유예해줬고 다른 학교들 역시 학생이 줄면 폐과한다며, 더 이상 유예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학생 수요 예측 없이 불과 2년 전에는 학과 신설에 동의해준 교육당국이 이제는 학생이 없으니 폐과하라는 것은 행정의 일관성에도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게다가 대학교도 아닌 공립 고등학교에 지나친 시장논리를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학교 측은 원칙을 고수하는 교육청의 입장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졸업생들의 취업 성적이 학생유치로 이어지는데, 홍보효과도 한 번 누려보지 못하고 학과 문부터 닫아야 하는 현실을 재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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