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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자 PC 디지털 포렌식.. "남은 직원 뒷조사"
2022-07-25 4554
정자형기자
  jasmine@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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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내 한 사회복지센터가 해고자의 컴퓨터를 디지털 포렌식 한 뒤 직원들과 나눈 대화를 들여다 봤다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센터 측은 포렌식은 인정하지만 개인 대화를 본 적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직원들은 극도의 불안감에 떨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자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군산시가 한 사립대에 운영을 위탁한 사회복지센터.


이 복지센터 직원 A 씨는 지난 5월 센터장,사무국장 등과 몇 차례 면담을 가진 뒤 극도의 공포감에 휩싸였습니다. 


센터 측이 A 씨와 해고된 전직 직원 사이에 오간 메신저 내용을 봤다며, 해고자의 복직을 돕지 말라는 취지로 자신을 압박했다는 겁니다. 



[A 씨]

"팀장의 카톡내역을 봤고, 선생님(A씨)와 나눈 내용에 대해서도 봤다. 더이상 해고된 팀장의 복직에 관여하지 말고 엮이지 말아라. 솔직히 조금 무섭습니다." 



A 씨 처럼 센터장 등과 면담을 하고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 퇴사한 직원 B 씨도 있습니다.


B 씨 역시 센터 측이 면담 과정에서 자신과 해고자가 나눈 메신저를 언급하며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센터 관계자들은 직원들 면담 과정에서 해고자가 사용한 컴퓨터를 디지털 포렌식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컴퓨터는 작년 말 해고됐다가 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최근 복직한 직원 박상이 씨가 사용하던 것으로, 박 씨 역시 이같은 정황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상이 /복직 노동자]

"제 카톡 내용을 다 봤다고 했을 때 정말 소름이 돋았어요. 제 아이들하고 나눴던 이야기도 있을 것이고, 가족하고 나눴던 이야기도 있을 것이고. 거기에 수많은 개인 정보들이 있었고..."



센터 관계자는 박 씨 컴퓨터에 업무용 자료를 복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포렌식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센터 관계자]

"본인은 나가가지고 증거나 자료, 근거 자료는 다 삭제했으니깐 없잖아요. 카카오톡밖에 증명할 게 없어요."



하지만 직원들의 개인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전해들었을 뿐, 들여다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센터 관계자]

"저는 얘기를 들었다고 그런 식으로 이야기 했죠. (누구한테 들으셨어요) 그거는 저한테 해주신 사람에 대한 프라이버시가 있으니깐."



센터 측이 해고자 PC에 한 디지털 포렌식 자체는 불법은 아니지만 사적 대화를 복원해 직원을 회유했다면 위력에 의한 강요가 될 수 있습니다. 


한편 해당 사회복지센터는 주52시간 위반 등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지난 14일부터 고용노동부 군산지청의 근로감독을 받고 있습니다. 


MBC 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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