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주 한옥마을 관광객이 전통공연도 보고 비빔밥 체험과 함께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명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를 틈타 슬그머니 음식관과 체험관 운영을 중단하고, 전주시청 공무원 사무공간으로 바꿔 행정 편의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유룡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말 밤이면 상설공연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고 전통 혼례를 올리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던 전주한벽문화관, 과거 전주전통문화센터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곳입니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지난주부터 야외공연이 시작됐고 이번 주 금요일에는 상설공연도 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김철민 /전주문화재단 한벽문화관장]
"2년 동안 저희가 게속적으로 죽어있던 공간이었는데요. 이제 코로나가 끝나면서 새롭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화관 한켠의 조리체험실과 대형 음식관은 여전히 잡초가 무성한 상황, 취재진의 방문 예고에 긴급하게 청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비빔밥 만들기와 김치 담그기 등으로 전주 음식을 대내외에 알리던 조리체험실은 먼지만 쌓인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한벽문화관 관계자]
"(언제쯤이나?) 올해는. 저희가. 이 공간은. 조리체험은 못 할 것 같은. 다른 체험실로 아마 용도 변경할 것 같아요"
혼례를 마친 하객과 공연 관람객이 자주 찾던 대형 음식관도 철거돼 리모델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통음식으로는 임대료를 뽑을 수 없다며 아예 음식관을 없애고 전주시가 현장 시청이라는 이름의 공무원 사무공간으로 쓰겠다는 겁니다.
[허갑수 /전주시 한옥마을지원과장]
"수익성이 결여되어서. 우리 사무실, 그다음에 전시실, 세미나실인데 공예체험도 하고. (무상으로 제공하시나요?) 그러죠."
수익성이 낮다며 음식관을 빼낸 자리에 사무공간만 설치하면 눈치가 보이니 무료로 공방이나 전시실을 내준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 후속 사업자 공모 절차도 없이 음식관을 없애고 은근슬쩍 사무실을 확보한 겁니다.
전주의 맛과 멋을 한 자리에서 보여준다던 당초 취지는 간 곳이 없고 180억 원을 들인 문화공간이 공무원 사무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MBC NEWS 유룡입니다.
-영상취재 함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