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조의를 표하기 위해 단체장 명의로 보내는 깃발인 근조기, 장례식장에서 흔히 보셨을 텐데요.
서거석 전북교육감 취임 이후 전북교육청이 근조기 관련 예산으로 1억 원 가까이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허술한 행정인지 용역 업체를 위한 특혜인지 이번 보도를 보고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장례식장에서는 화환 대신 단체나 기관장 명의로 조의를 표하기 위해 설치된 근조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상주]
"기분이 좋잖아요. 면도 좀 서고, 챙겨주고 많이 살펴준다는 그런 느낌도 들고."
근조기는 시중에서 10만 원에서 20만 원이면 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3년 동안 전북교육청에서 축기와 근조기 구입 비용으로만 무려 5,100여만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직원 수가 5배가 넘는 경기교육청이 같은 기간 1,000만 원 남짓, 3배 수준인 서울시교육청이 210만 원 쓴 것에 비해 과다한 액수입니다.
전북교육청이 보유한 근조기는 75개로 전북 지역에 70여 개 모든 장례식장에 하나씩 가져다 놓고도 남는 숫자입니다.
관할이 같은 전북도청이 가지고 있는 근조기보다 2배가량 많습니다.
[이병철 전북도의원]
"청사 (시설관리비와) 방역비에서 나갔단 말이에요. 거의 10%가 넘어요. 근조기 비용이. 비용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청사 유지 관리할 수 있는 비용이 줄어드는 거예요. 전체 몫은 딱 정해져 있는데."
도내 장례식장 몇 곳을 찾아가 보니 회수하지 않은 근조기 함들이 쌓여 있습니다.
도지사와 지역구 국회의원은 물론, 서거석 교육감 명의의 근조기도 보입니다.
전북교육청은 근조기 배달과 설치 용역을 위탁했는데 전주 시내는 1만 8,000원이지만, 군 지역은 최대 4만 3,000원까지 받습니다.
워낙 깃발 수가 많다 보니 일부 장례식장에는 배달과 설치 용역 자체가 무색하다는 진술도 나옵니다.
[장례식장 관계자]
"보통은 전화로만 해서 우리보고 설치해달라고 그래요. 확인해 보고 있으면, "미안한데 서거석 교육감 분향소에 좀 설치해주라"라고...."
실제 근조기와 축기 배달 관련 비용도, 전임 김승환 교육감 시절 2년 동안 200에서 300만 원 수준에서, 최근 2년 동안 4,400여만 원으로 10배 넘게 늘었습니다.
[박성현 전북교육청 행정국장]
"기쁨은 함께 하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함께 하면 반으로 준다, 그런 취지로 해서 근조기를 좀 늘렸고..."
교육감 교체에 특자도 출범으로 명칭도 바뀌어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 교육청 해명이지만, 비슷한 사정인 타 지자체와 비교해도 많은 예산을 소모해 논란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