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방선거 기간 선거브로커와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우범기 전주시장.

'브로커를 한 번 만났지만, 그 뒤로 연락한 적 없다'는 TV토론 발언이 문제가 돼 수사를 받아왔는데요, 

검찰이 우 시장의 발언을 거짓으로 판단해놓고도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사건 기록을 들여다봤습니다. 

◀ 리포트 ▶

전직 시민단체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의 당직자, 지역일간지 기자까지 가담했던 '전주시장 선거브로커 사건'.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력 후보들을 접촉해 선거를 도와주겠다며 개발 사업권과 인사권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컸습니다. 

당선증을 거머쥔 정치신인, 우범기 전주시장도녹취록에 이들과 접촉한 것으로 지목돼 곤욕을 치렀습니다.

['선거 브로커' 사건 피고인(일간지 기자)]

"(우범기는 (000(브로커)이 데려오면 요구하는 거 그걸 다 들어주겠대?) 당연히 들어주지. 혈서까지 써준다는데.."

'혈서'라는 말까지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커졌고 TV 토론에서 브로커 접촉을 부인했던 우시장의 발언의 위법성 여부는 쟁점이 됐습니다. 

[우범기 / 당시 전주시장 후보(지난 4월 민주당 경선토론회)]

"그런(선거 브로커로 의심되는) 느낌이 드는 분들을 제가 만난 적은 있습니다. 그런 느낌이 드는 분들을 제가 만났을 때 제가 다시는 연락한 적이 없고.."

검찰의 수사 기록을 보면 우시장의 이런 발언은 허위 사실에 해당합니다. 

선거를 1년 앞둔 지난해 4월 선거브로커들을 만나 식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고, 통화내역에도 이후 브로커 3명과 스무 차례가 넘게 연락한 사실도 적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우 시장을 무혐의 처리하고,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토론 당시 주요 쟁점은 브로커와의 불법적인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라는 겁니다. 

브로커들과 수차례 연락했는지, 연락하지 않았는지가 아니라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연락한 적 없다'는 말은 부분적인 허위사실 공표에 불과해 대법원 판례에 비춰볼 때 충분히 봐줄 수 있는 합법적 거짓말이라는 겁니다.

고발인 측은 과연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문옥 / 전주시민회(사건 고발인)]

"선거브로커를 통해서 이익을 얻는 업체와 정치인의 불법적인 행위가 문제라는 걸 알고 있는데 전화통화를 했느냐, 그거에 대해서만 수사했다는 거죠.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꼬리자르기 식으로.."

검찰이 우범기 전주시장 사건을 넘겨받은 건 지난 9월, 하지만 공소시효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무혐의 처분하면서 수사결과에 불복할 기회마저 사실상 사라지게 됐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