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특정업체에게 전기공사를 수의계약을 몰아준 장수군에 대한 세간의 이목이 따갑습니다.
군의회도 이를 의식한 듯 행정사무감사에서 개선 대책 추진을 약속했는데요. 속내는 달라 보입니다.
수의계약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이 나오면서 결국 가재는 게 편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특정업체에 전기공사 수의계약을 몰아준 것으로 확인된 장수군.
9년 동안 공사를 독식한 업자가 선거캠프에게 돈을 줬고 새 군수가 취임한 뒤에도 수의계약을 따낸 사실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파문이 컸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지적에 장수군의회는 행정사무감사를 열고 수의계약 관행을 도마에 올렸습니다.
[최한주 / 장수군의회]
"전기공사 외에 토목·건축도 잘 적정하게 해서.. (예 의원님 말씀처럼..)"
장수군은 따가운 질책에 잘못된 관행을 고치겠다고 밝혔습니다.
[장수군 재무과장]
"다른 것까지도 고려해서 고루 분배될 수 있도록 그렇게 추진.."
군의회 역시 수의계약 업무를 감시하는 담당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의회 차원의 개선 대책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의원의 속내는 달랐습니다.
수의계약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것처럼 보였지만 슬슬 말이 달라집니다.
[김남기 의원 / 장수군의회]
"몇 번 매스컴 탔다고 그러더만?"
[장수군 재무과장]
"일부 업체로 편중된 건 사실 같습니다. 개선할 점이 있으면 충분히 찾아서 개선하도록 그렇게.."
[김남기 의원 / 장수군의회]
"아니 언론을 탈 정도로 수의계약이 나와버리면 좀 그렇네요."
자신도 비슷한 부탁을 한 적이 있지 않느냐, 지역 경제를 위해 수의계약도 가능하지 않냐며 오히려 계약 담당 과장을 두둔하기도 합니다.
[김남기 의원 / 장수군의회(장수군 산서면 지역구)]
"나도 개인적으로 과장님한테 전화해서 산서(면) 사업 들어온 건 '산서 업자' 주라고.. 몇 번 전화를 드렸었죠? (네.) 이게 지역사회 경제를 살리기도 하고."
공식 회의장에서 청탁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서슴지 않은 데다 문제를 제기한 언론사에게 불쾌감을 내비치기까지 합니다.
[김남기 의원 / 장수군의회]
"기자들이 있길래 내가 속으로 '좀 XXX들이다. 먼 데서 뭐 하러 와. 이거를'.. 이런 것이 비일비재할 수도 있는 부분이고. 또 큰 데 가서, 시 (지역) 정도 가서 취재를 해야지, 군 단위 와가지고 취재해서 얼마나.."
해당 의원은 무의식 속에 나온 발언이라고 뒤늦게 해명했지만 '가재는 게 편'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김남기 의원 / 장수군의회]
"무의식적으로 나온 거.. 내가.. 아까 말씀드렸지. 무지에서 오는 발언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지.. 뭘 그걸.."
지역의 수의계약은 군청뿐 아니라 의원들의 입김도 상당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나선 행정사무감사가 의원들의 부적절한 관행까지 추가 폭로한 셈입니다.
수의계약을 제도적으로 손보겠다는 약속은 그저 체면치레에 불과하고 뿌리 깊은 관행이 더 활개치지 않을까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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