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특정 업자한테 전기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몰아준 사실이 드러난 장수군의 특혜 의혹, 속보 이어갑니다.
사실 수의계약은 그간 특혜의 온상으로 지목돼 왔는데, 자치단체가 수의계약이 가능한 규모로 '공사를 쪼개고, 업자를 선정'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지방계약법은 쪼개기 발주를 금지하고 있지만 여러 예외규정이 특혜를 낳고 있는 겁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쟁이 아닌 계약.' '공정성이 떨어지고 비리가 발생할 소지가 많다.'
정부가 정리한 수의계약의 사전적 정의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1인 견적 수의계약'은 비리와 특혜의 온상이란 지적을 받습니다.
자치단체가 입맛에 맞는 업체 한 곳을 점찍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공사 규모가 커서 법령에 따라 경쟁입찰에 부쳐야 하는 공사라면 특혜시비를 벗어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습니다.
얼마든지 1인 견적 수의계약 공사로 탈바꿈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격이 똑같은 단일공사를 여러 개로 쪼개는 꼼수 덕분입니다.
지방계약법이 원칙적으로 금지하곤 있지만, 원칙을 무력화하는 예외규정만 여섯 가지.
취재결과 전기공사를 쪼갠 뒤 특정업자한테 몰아준 정황이 확인된 장수군이 내놓은 해명도 그렇습니다.
구멍 난 지방계약법의 예외규정을 들어 문제될 게 없다는 겁니다.
[장수군 관계자]
"여기 보면.. 다음장에 보면.. 시공 장소가 독립적인 경우에 (분할 수의계약으로) 시공이 가능하다."
하지만 불법이 아니라고 해서 특혜 의혹까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장수군 관계자]
"수의계약 줄 때 약간 균형 있게.. 그런 부분을 지금 검토하고 있어요."
비단 장수군에서만 벌어지는 문제는 아닙니다.
올해 초 감사원 감사 결과 불법 수의계약이 드러난 전주시.
가지치기 공사를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고, 1인 견적 수의계약이 가능하게끔 구역을 4개로 나눈 뒤 공사를 2천만 원 밑으로 쪼개서 발주한 공무원들의 법 위반이 확인됐습니다.
대놓고 업자들한테 특혜를 나눠준 셈인데, 공사를 가져간 곳은 다름 아닌 이기동 전주시의장이 지분을 보유한 업체로 확인되면서,
의원 업체에 특혜를 주기위해 공사를 쪼갰다는 의혹과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지 앉고 있습니다.
최근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의 도내 수의계약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천만 원 이상 계약 가운데 특혜 온상으로 지목된 1인 견적 수의계약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이 넘었습니다.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최근 2년 동안 도내 14개 모든 시군에서 특정업체와 20회가 넘는 반복적인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조사됐고, 쪼개기 발주를 통한 수의계약 의심 사례도 다수 포착됐습니다.
[김숙 /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수의계약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의계약 심의위원회가 설치돼야 하고요. 특정업체에게 계약이 편중되지 않도록 횟수나 금액 제한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공사 쪼개기를 통한 수의계약은 당초 취지를 완전히 벗어나 특혜의 온상으로 지목될 만한 상황.
지방계약법 해당 규정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권회승
그래픽 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