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주말 전주 동물원 내 놀이동산에서 청룡열차를 타던 6살 어린이가, 파손된 시설물에 부딪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2주 만에 두 번이나 사고가 발생해 노후 시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전주시는 취재가 시작되기 전까지 사고 사실을 알지도 못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주말인 지난 5일 오후 5시쯤,
전주 동물원 내 놀이동산인 '드림랜드'에서 청룡열차를 타던 6살 남자 어린이가 다쳤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레일이 설치된 기둥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지하는 손가락 굵기 철제 구조물이 용접 부위 파손으로 레일 위로 늘어졌고, 열차를 타고 지나던 아이와 부딪힌 겁니다.
드림랜드는 아이가 이마에 타박상을 입었을 뿐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며 긴급 보수만을 진행한 뒤 다음날 오후 서둘러 영업을 재개했습니다.
[덕진소방서 관계자]
"2cm에서 3cm 정도, 찍힌 상처... 용접 부위가 떨어지면서 이마를 가격했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놀이동산에서는 불과 2주 전인 지난달 22일에도 안전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바이킹이 제대로 멈추지 않아 수분 가량 10여 명의 승객이 내리지 못하고 고립됐던 건데,
노후된 브레이크 유압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주 '드림랜드' 관계자]
"바이킹은 2006년인가 어디서 쓰던 것을 떼어다가 놓은 거예요. 중고를... 저 놀이 기구는 한 30년 넘었고요."
지난 6월 대대적인 안전 점검을 실시해놓고도 너댓 달 만에 사고가 두 차례나 발생한 것,
그런데도 드림랜드는 큰 사고가 아니라며 대수롭지 않는 듯한 태도입니다.
[전주 '드림랜드' 관계자]
"(상처를) 꿰맬 정도가 아니고 찰과상, 조금 다친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시끄럽네요. 솔직히 말해서.... 이럴 정도까지 다 따지면 운행 못해요."
위탁업체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전주시 동물원은 사고 발생 이틀이 지나 언론이 취재를 시작하자 뒤늦게 사실 파악에 나섰습니다.
[전주 동물원 관계자]
"저희는 몰랐죠. 출근하면서, 몰랐는데, 저희한테 알려준 것은 없었거든요. 이런 조그만 사고들은 자체적으로 다 해결하니까 그런 부분들은 저희한테 보고 않고 그냥...."
전주시는 안전사고의 책임은 위탁업체에게 있다며 나 몰라라 하고 있고, 업체는 2년 단기 계약임에도 전주시 소유의 놀이기구 보수 책임을 업체가 떠맡고 있다며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합니다.
드림랜드를 다른 부지로 이전한다던 전주시의 계획도 지지부진한 상황, 놀이시설 안전에 대한 우려는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 영상취재: 함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