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유제품 제조 중견 기업인 푸르밀이 다음 달 말 사업 종료와 함께 직원들을 정리해고하기로 하면서 주 공장이 있는 전북지역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도내에서만 200명이 넘는 직원이나 화물 기사들이 당장 다음 달 말 일자리를 잃게 될 처지입니다.
원유를 공급해 온 낙농가들도 수백억대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김아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임실에 있는 푸르밀 전주공장입니다.
푸르밀 전체 생산의 65%를 담당해온 주 공장으로, 직원만 150여 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회사 측이 사업 종료를 선언하면서 이 공장 직원 158명 전원이 난데없이 정리해고를 통보받았습니다.
화물 기사 100여 명도 당장 다음 달부터 일감이 끊겨 각자도생해야 할 처지입니다.
[한상율 /화물 기사]
"그냥 화물차 가지고 나가야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지금. 충분한 상의가 있었고 했으면 좋았을 건데, 경영주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해서 하루 아침에 이런 이야기가 되니까 저희들은 막막하죠."
직원들은 신준호 전 회장과 차남 신동환 대표 등 오너 일가가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 위기가 가중돼 왔다고 지적합니다.
그런데도 사측이 최소한의 자구 노력 없이 갑자기 해고를 통보했다며, 비도덕적인 것은 물론 불법적인 해고라고 비판했습니다.
[장병철 /한국노총 푸르밀 노동조합]
"직원 여러분들을 가족같이 생각한다고 했었는데, 이렇게 적자가 발생을 하면...한 집안의 가장이 어렵다고 해서 가족을 버리는 경우는 없지 않습니까."
푸르밀 사태는 '임실 치즈' 브랜드를 떠받쳐온 낙농업계에도 큰 위기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임실에서만 낙농가 25곳이 푸르밀과 원유를 직거래해왔는데, 내년부터 우유를 팔 곳이 사라져 줄도산 할 위기에 처한 겁니다.
매일 젖을 짜내줘야 하고, 대규모 시설을 지어야하는 낙농업의 특성상 100억 원이 넘는 손실이 예상됩니다.
우유는 '쿼터제'로 운영되는데, 25개 낙농가가 가진 30톤 가량의 쿼터도 휴짓조각이 됐습니다.
시중 거래가 기준으로 추산하면, 쿼터 상실로 인한 손실액만도 110억에서 120억 원에 이릅니다.
그러나 푸르밀 측도, 정부나 지자체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윤홍 /낙농가]
"(25개 직송 농가에서) 우유가 하루 30톤 가까이 되는데 그 우유를 서울 한강에 버릴 수도 없잖아요, 저희로서는."
낙농가와 노동자들은 다음 주쯤 사측과 정부 등을 상대로 집단 행동에 나서기로 하는 등 사태의 파장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MBC 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