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도시공원으로 쓰지 않을 사유지는 토지주에게 돌려주라는 도시공원일몰제, 재작년 시행되면서 공원 부지가 하나 둘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익산시가 한 개발 지구에 있는 고물상 철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폐지 수거 노인들은 오갈 데가 사라져서 고민인데요.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85살인 오영근 씨.
매일 새벽 3시에 집에서 나와 온종일 체구만 한 리어카를 끌면서 폐지를 줍습니다.
굽은 허리로 하루 종일 모은 폐지 40kg를 팔아서 번 5천 원 남짓으로 매일 생계를 이어가는 오 씨에게 얼마 전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폐지를 받아주는 고물상이 외곽으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영근]
"걱정이라니깐요, 이사가면. 외곽으로 빠지면 어떻게 가. 못 가요. 꼼짝없이 가만히 앉아있어야 해."
고물상이 옮겨야 하는 이유, 도시공원 일몰제 사업 지역인 익산 모인지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13만 제곱미터가 넘는 이곳에 오는 2025년까지 800세대 규모의 아파트와 대규모 공원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고물상 측은 이전 부지를 찾고 있다면서도 이곳에 폐지를 파는 70여 명의 노인들의 생계를 걱정하는 상황입니다.
[송왕섭 /고물상 업주]
"고물상 4개가 전부다 이사를 가버리면 70명이 넘는 어르신들은 생계가 끊기는 상황이고, 갈 데가 없으니깐. 멀리 이사 가버리면 거기까지 오시질 못 하니깐요."
이에 대해 익산시는 사회복지적 측면에서 논의가 필요할 수 있다면서도 행정적 절차에는 문제가 없어 고물상이 철거를 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박정렬 /익산시 민자개발계장]
"보상금은 감정평가를 통해서 지급을 한 상태고요. 자진 철거가 되지 않아서 저희들이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철거 요청을 드리고 있습니다."
익산시는 철거 명령 이후에도 철거하지 않을 경우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