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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품 된 '농촌 희망'".. 사라진 '계절근로자들'
2022-10-07 1196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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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정부는 취업 목적이 아닌 외국인 입국자들도 농번기에 5개월 이내의 단기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계절근로제'를 도입했습니다.


농촌 일손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올해 도내 자치단체들은 너나할 것 없이 계절근로자 유치에 나섰죠.


그런데 이들이 하루 아침에 자취를 감추면서 문제가 생겼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월 네팔의 한 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은 고창군,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대거 유치해 부족한 농가 일손에 숨통을 틜 수 있을 거란 기대를 모았습니다.


농번기에 대거 입국한 네팔인들을 포함해 지난달까지 250여 명이 농가에 투입됐습니다.


이들은 지금 어디 있을까.


법무부에 따르면 이 가운데 150여 명, 60%가 넘는 계절근로자가 대거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이탈율입니다.


[고창군 관계자]

"이탈경로를 보면 국내 통로를 통해서 연락이 다 되는 것 같더라고요. 국내 공장이나 이런 데 많이 가는 것 같아요."


올해 처음으로 5개월짜리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운영한 완주군 상황도 심각합니다.


[조수영 기자]

"완주군에는 지난 5월 필리핀 국적자 28명이 들어왔는데, 불과 10여 명만 임무를 마치고 최근 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나머지 인원에 대해선 현재 출입국 관리소가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일손 부족으로 계절근로자들이 마치 가뭄의 단비와 같던 농촌마을 주민들은 허탈하기 짝이 없습니다.


[완주지역 농민]

"5월 초에 인력을 받아서 한 달 일하고 두 달째 월급날까지 3일 남겨두고 전부 다 갔어요."


계절근로자들은 왜 사라진 걸까.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불법체류를 선택하기도 한다지만, 이유가 다른 곳에 있다는 의혹도 일고 있습니다.


해외 현지와 국내에 본거지를 두고 움직이는 모집책, 그러니까 브로커가 있다는 겁니다.


계절근로자들을 국내에 보내기 앞서 수수료를 받기로 사전에 계약을 맺는다는 건데, 브로커들이 떼 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보니 차라리 이탈을 선택한다는 겁니다.


국회 법사위원회 조정훈 의원은 계절근로자 이탈이 속출한 완주와 진안군 등 도내에서만 2개 지역에서 브로커들이 활개했다는 제보를 입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정훈 /국회의원]

"'한국 가서 계절근로로 일하면 한국 돈 70~80만 원 받는다'고 안내 받았대요. 근로계약서를 보니까 두 배인 171만 원 정도라는 월급을 알게 됐다고 해요. 거의 월급의 반을 브로커가 가져간 것이죠."


이 같은 사정은 짐작도 못하고 계절근로자들을 받았다가 시작부터 낭패를 본 완주군, 


더는 이 제도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 같다며 난감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유청기 /완주군 농업정책팀장]

"올해 처음 시범사업으로 하다보니까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민간업체를 통해 MOU체결방식으로 했던 것이.."


법무부는 자치단체 자율에 맡겨진 계절근로자 제도를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하는 한편, 계절근로자 제도를 악용한 브로커가 있는 지도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그래픽 김하늘

-자료제공 조정훈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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