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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다리 하나씩"..10미터 마다 다리 만들었다
2025-01-02 11549
이주연기자
  2weeks@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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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 커 ▶

소하천 정비 사업을 진행 중인 부안군이, 민원을 핑계로 10미터 간격으로 다리 세 개를 놓았습니다.


원래는 한 개만 계획했는데, 자기 집 앞으로 다리를 놔야 한다는 주민 요구에 결국 지자체가 굴복하면서 기형적으로 연달아 세 개의 다리가 설치된 것입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부안군 부안읍의 한 소하천.


100미터 남짓한 하천에, 10여 미터 간격으로 다리가 3개 놓여있습니다.


[이주연 기자]

"뒤쪽에 보이는 다리로부터 제 걸음으로 불과 13걸음 떨어진 곳에 또 다른 다리가 설치돼 있습니다."


이어진 길도 없이 막다른 곳이라, 이 다리 3개를 이용하는 건 근처에 사는 4가구뿐입니다.


지나가던 주민들은 황당하다고 토로했습니다.


[김00 / 부안군 부안읍]

"말 그대로 그냥 황당했죠. 너무 터무니없고 상식에 반하는 그런 행동을 해놓은 것 같아요."


해당 소하천 구간은 원래 복개, 그러니까 덮여져 있어 도로처럼 사용되던 곳이었습니다.


부안군이 2020년부터 5년간 17억여 원을 들여 소하천 정비 사업을 실시하면서, 침수 방지를 위해 하천을 드러내는 공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곳 주민들이 너도나도 자기 집 앞에도 다리를 놓아 달라고 했고, 부안군이 그대로 수용해버렸습니다.


[허용권 / 부안군 안전총괄과장]

"그분들 입장에서 보면 불편이 생기는 거잖아요. 좀 돌아가고 그러다 보니까. 어쨌든 3개로 그때 당시에 결론이 났습니다."


다리 하나당 들어간 예산은 3600만 원.


다리 하나만을 놓으려던 원래 계획이 틀어지면서, 집 앞마다 다리를 놓다 보니 다리는 3개로 늘었고 결국 4집만을 위해 1억 8백만 원이 든 셈입니다.


[김원진 / 부안군의원]

"소수의 주민들이 자기 편리성을 위해서 해달라고 할 때는 행정에서 중재하고 더 나은 방법을 제시해 줘서 설득하는 것도 행정의 몫이라고 생각하거든요."


10미터 간격으로 집 앞마다 다리를 놓아 준 부안군의 이번 사례는 아마도 지방자치 역사에 길이 남을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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