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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2달 전 학대 신고.. "계부의 이상 행동"
2025-02-06 2028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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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붓아버지의 폭행으로 중학생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사고가 나기 두 달여 전에도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한 의붓아버지가 친구들에게 사과문을 돌리게 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여 학교 측이 학대 의심을 전달했지만 경찰과 익산시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31일 저녁, 원광대병원 응급실에 16살 중학생이 의식을 잃고 실려왔습니다.


하지만 결국 심정지로 사망했고, 학생의 상태를 확인한 병원 측은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피해 학생을 폭행한 이는 다름 아닌 학생의 의붓 아버지였습니다.


숨진 학생은 평소 도서관을 즐겨 찾고 책을 많이 읽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허현호 기자]

"학교 측은 사건 발생 두 달여 전 피해 학생에 대한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피해 학생의 눈 아래에서 멍이 발견됐고, 4개월 뒤에는 손가락에 깁스를 한 채 다리를 절뚝이며 등교했습니다.


결정적으로, 학생의 의붓아버지는 학교를 찾아와 아이에게 도벽이 있다고 주장했고, 며칠 뒤에는 다른 아이들에게 사과문을 돌리도록 했습니다.


모두가 어리둥절했고, 누가 봐도 과했습니다.


[학교 관계자]

"(아이들이) '선생님, 저는 돈 잃어버린 적이 없는데, 이렇게 (사과문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래서 이제 알게 된 거죠. 어떤 아이한테는 과자를 내가 몰래 먹었다.. 그런 아이가 아닌데.."


정서적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에, 경찰과 지자체 담당자가 나와 현장 조사를 벌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놀다가 다쳤을 뿐이라며 학대와는 관계가 없다고 진술하면서 그렇게 종결됐습니다.


[교육청 관계자]

"아이가 극구 반대를 하니까 그 자리에서 더 이상 (학대 조사) 진행이 어렵다. 그냥 그렇게 끝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수 차례 추가 조사도 벌였다는 경찰과 익산시는 학대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찾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의붓아버지의 이상 행동도, 조사했지만 학대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익산시 관계자]

"학대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는데, 학대로 판단될 수 없는 상황인데.. 그 상황을 가지고 응급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죠."


아이 상태가 불안했던 학교 측은 부모로부터, 아이를 외부 기관에서 상담받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지만, 부모는 이를 지키지 않았고  얼마 뒤 학생은 싸늘한 주검으로 변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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