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콩나물시루처럼 한때 영유아 수십 명이 꿈을 키우며 자라나던 전북 정읍 신태인읍의 한 어린이집, 지난해 11월 요양원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요양원 앞마당 주차장에는 아이들이 타고 다니던 노란 통학버스가 남아 과거 이곳이 어린이집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현재는 어르신 22명이 입소해 보호를 받고 있고, 요양원 원장을 비롯해 19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고령화로 요양시설에 의탁하는 노인 분들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 호남고속도로 신태인IC 근처에 위치해 있어 멀리 광주광역시에서도 이것을 찾고 있다고 요양원 원장은 말했다.
아이울음 소리가 뚝 끊긴 것이 지역의 현실이어서 어린이집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고, 대체 시설로 마땅히 바꿀 만한 것은 요양원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읍뿐 아니라 근처 부안읍에서도 폐업한 어린이집이 지난달 요양원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어르신 모집에 돌입했다.
이처럼 '저출생·고령화'로 아이는 줄고 노인은 늘면서 영유아 시설이 노인 요양기관으로 바뀌는 사례가는 적지 않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에서 받은 장기요양기관 전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어린이집·유치원에서 장기요양기관으로 바뀐 사례는 총 283건에 달한다.
2014~2018년 24건, 2019년 36건, 2020년 41건, 2021년 34건, 2022년 54건, 2023년에만 56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들어 지난 8월까지 38건에 달해 추세는 가파르다.
전환 사례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52개소), 경상남도(47개소), 충청남도(28개소), 광주광역시(24개소), 경상북도(23개소) 순,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아 ‘저출생 고령화’의 심각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