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자료사진]
◀앵커▶
남원시가 추진한 420억대, 대규모 관광사업이 결국 부메랑이 될 전망입니다.
민간사업자가 적자에 허덕이다 사업이 파국을 맞은 건 둘째 문제,
사업에 투입된 대출금에 대해 남원시가 100% 빚보증을 서줬고, 금융사 측이 이를 근거로 소송을 제기해 자금회수에 나선 건데요.
법원까지 남원시에 배상을 명령하면서 그야말로 궁지에 몰렸습니다.
허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남원 시내 한폭판에 설치된 모노레일입니다.
고공 짚라인과 함께 지난 2019년 남원시가 민간투자를 유치해 추진한 420억대 관광개발사업이지만 흉물로 방치돼 있습니다.
운영사 측이 400억원 가량을 금융권에서 차입해 지은 건데, 올 초 1년여 만에 문을 닫은 겁니다.
[남원테마파크(주) 관계자(운영사, 지난 1월)]
"원리금 빼놓고 운영비가 나와야 하는데 운영비마저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니까요. 애를 쓰고 지금까지 버텨왔는데 더 이상 갈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고.."
이미 지난해부터 대출원리금을 갚지 못하겠다며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상황,
돈을 빌려준 금융대주단 측은 즉각 400억대 자금회수를 위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돈을 빌린 운영사 측이 아닌, 남원시를 상대로 한 소송이었습니다.
애당초 대출에 이자까지 100% 빚보증을 서주겠다고 약속한 게 다름 아닌 남원시였기 때문입니다.
결과에 따라 지자체에 막대한 재정 출혈을 야기할 수 있어 관심을 모았던 1심 소송..
법원은 손해가 청구된 약 408억 가운데 거의 전액을 남원시가 물어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100% 빚보증을 서겠다고 서약한 협약을 남원시가 스스로 검토해 승인했고,
그에 앞서 시의회의 심사와 동의까지 구하지 않았냐며 약속한 대로 돈을 갚으라는 취지입니다.
관련 협약을 무효라고 판단하려면 "묵과할 수없는 하자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볼만한 사유가 없다"는 겁니다.
그간 전임 시장이 벌인 사업이라며, 수백억대 빚을 떠안는 독소조항을 이유로 협약 무효까지 주장하며 선을 긋고 여론전을 벌여 온 남원시,
[최경식 / 남원시장(재작년 9월)]
"사법적 법리판단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민간사업자와의 불합리한 협약서 조건들이 있었기에.."
다수의 관계자들이 재판을 지켜봤지만 당혹스런 결과에 황급히 법원을 빠져나갑니다.
[남원시 관계자]
"(남원시에서 나오셨어요?) .. (혹시 시에서 안 나오셨어요?) ..."
남원시는 일단 1심 판결문을 정식으로 받아본 뒤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