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기록적인 폭우가 휩쓸고 간 수해 현장에서는 오늘(11일)부터 본격적인 복구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한 물폭탄이었던 탓에 피해 집계도 시간이 지날 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복구작업도 더디기만 한데요,
하천 둑이 무너지고 계곡물이 마을을 덮쳐 아수라장이 된 완주 운주면에서도 집과 논밭을 정리하기 위한 손길이 온종일 분주했습니다.
전재웅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극한 폭우가 휩쓸고 간 지 하루가 지났지만 쑥대밭으로 변한 마을의 상황은 여전했습니다.
범람한 하천물에 쓸려온 토사와 쓰레기들이 도로를 메웠고, 집집마다 물이 들어차 성한 곳이 없습니다.
전날 새벽 하천 둑이 무너지며 마을을 덮쳤던 완주군 운주면의 주택가,
본격적인 복구가 시작됐지만, 수마가 집안 전체를 휩쓸고 간 터라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합니다.
[한홍종 / 완주 운주면]
"이번에는 비가 많이 와서, 한번에 쏟아져갖고 피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난리가 났었죠. 방에도 흙이 이정도로 쌓여 있어, 이정도로."
집에 급히 들어찬 물을 피해 높은 마루에 올라 새벽 내내 추위에 떨어야 했던 할머니.
전화기마저 모두 물에 쓸려가 찾을 수 없자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물이 빠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임금희 / 완주 운주면]
"나중에 한창 여기까지 물이 차서 있는데, 어쩔 수 없어. 이리도 못 가고 저리도 못 가고 뭐.."
[전재웅 기자]
"수해가 휩쓸고 간 거리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입니다. 젖은 집기류가 거리를 가득 메웠고, 쓸려온 흙이 마르면서 먼지가 폴폴 이는데요. 이 사이로 종일 지원의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육군과 소방, 적십자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집을 드나들며 복구 작업을 돕는 사이, 큰 수해의 원인이 된 하천 제방을 보수하는 작업도 이어졌습니다.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뚫려버린 곳에 중장비가 드나들며 부지런히 임시 제방을 쌓습니다.
[공사 관계자]
"(자루가) 천 개쯤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저기까지 저기 무너진 둑까지."
뚫린 제방을 넘어온 물이 일대 농경지를 집어 삼키면서 농작물 피해도 심각합니다.
귀농한지 9년 째, 한 동 한 동 늘려 6동이 된 비닐하우스는 하룻밤 비에 종잇장처럼 구겨졌습니다.
[김상윤 / 딸기 육묘 농가]
"수로만 지금 뚫는 거야. 이런 건 손도 못 대요, 지금. (농삿일) 이제 조금 틀 잡았는데, 허망하게 돼 버렸어.. 아무 생각이 안 나더라고.."
오늘(11일) 오후까지 전북도가 집계한 주택 침수는 167건, 마을 상당수가 쑥대밭이 된 완주 운주면의 경우 26건이 포함된 수치입니다.
각 시군은 오는 20일까지 피해를 조사할 계획으로, 피해 집계는 갈수록 늘 전망인데, 다음주 또 한차례의 비소식이 예보되면서 추가 피해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 유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