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드론축구 월드컵을 앞세워 전주시가 드론 산업 띄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월드컵경기장 앞에 드론축구 전용구장을 신설한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들 사업을 주도하는 드론축구협회가 수천만 원을 뒷거래하고 자금을 은닉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연간 3억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 수익이 없는 것처럼 재산을 숨겼던 겁니다.
정자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에 소개된 전주시의 드론 축구,
축구공 모양 드론들이 공중에서 날아다니며 막아서는 드론을 피해 골대에 공을 밀어 넣습니다.
방과 후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에 2,200여 팀이 결성됐고, 13개 국에 160여 팀이 활동한다며 2025드론월드컵 개최를 공언하기도 했습니다.
[우범기 / 전주시장]
"전주가 종주도시인 드론축구가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대회 추진의 주역은 선수 인증부터 대회 허가, 공인구 선정권 등을 쥔 전주 소재 대한드론축구협회,
그런데 협회 주관 대회에 참여한 협력업체가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2022년부터 이듬해까지 4차례에 걸쳐 3,100만 원을 사무국장 개인 통장으로 송금했다는 것,
[협력업체 관계자]
"경기를 할 때 스코어나 그런 것들이 나오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런 비용 중에 예산을 본인 계좌로 달라고 하는 거죠."
협회가 보유한 경기 시스템을 업체가 빌리도록 하고 이용료를 별도 통장으로 수령하는 수법입니다.
송금 지시가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드론축구협회 당시 사무국장-협력업체 관계자 (2022년 12월)"
"(700만 원이 남았잖아요.) 그것을 저걸로 보내줘. 내 계좌로."
이에 대해 협회 측은 공금 통장이 아닌 개인 통장으로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합니다.
다만 올 초 상설 경기장 민간 위탁자 선정에 앞서 재산이 많아 보이면 3억의 보조금이 일부 감액될까 봐 협회 돈을 분산했다는 궁색한 변명입니다.
과거 잔고가 1억 정도일 때 보조금이 5천만 원가량 깎인 적 있어 적정 잔고를 5천만 원 정도로 보고 이를 맞추기 위해 편법을 썼다는 것입니다.
[드론축구협회 당시 사무국장]
"파견된 공무원한테 왜 깎였냐고, 5천만 원 왜 깎였냐고. (공무원이) 조용히 이야기를 해요. 협회가 자금 능력이 있어서 그래요 라고."
하지만 비자금 3천1백만 원 중 2천만 원은 지난해 12월 협회 통장에 반납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나머지는 행방이 묘연해 의문은 계속됩니다.
[드론축구협회 당시 사무국장]
"직원 휴가비라고 주는 돈이라든가, 그런 것들은 현금으로 준 게 있어요. (그건 회계장부에 못 쓰죠?) 네. 못 쓰죠."
협회 수익을 은닉해가며 전주시로부터 보조금을 한껏 받고, 멋대로 비자금을 써왔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2018년 설립돼 전주시장과 캠틱종합기술원장이 공동 협회장을 맡아온 드론축구협회,
3년간 10억의 보조금에, 시청 공무원이 파견될 정도로 지원은 막강한 반면 관리 감독 없는 그들만의 세상이었다는 지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