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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감사 기구라더니..'도지사가 직접 임명'
2024-05-27 1634
박혜진기자
  hjpark@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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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북특자도가 출범하면서 독립된 기구로서의  감사위원회 활동에도 기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도지사가 직접 위원장을 추천하고 임명하는 구조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감사위원회는 출범 후 석 달이라는 기간이 결과를 내놓기에 물리적으로 충분치 않다고 말하고 있지만, 존재 이유를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출범 4개월이 다 되도록 감사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업무추진비 사용만 늘었다는 지적을 받는 전북자치도 감사위원회. 


당초 도교육청 감사까지 범위를 넓혀 맡기로 했지만 실상은 기존 교육청의 감사 업무를 쪼개 나눠 가지는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존 도청 감사관실이 그대로 감사위원회 사무국으로 옮겨간 것 처럼 교육청 감사관실도 똑같이 기존 인력 그대로 운영되고 있는 겁니다. 


[이홍열 전북자치도교육청 감사관]

"감사위원회와 감사 대상 선정을 나눠서 업무 협의를 통해서 하는 걸로.."


사실상 옥상옥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감사위원회는 그럼 왜 설치된 걸까?


위원회 설립 근거는 전북자치도 출범의 법적 근간이 된 전북특별법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설립의 주요 취지는 자체 감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독립성 확보, 


감사위원장 역시 전북도로부터 독립된 직위를 갖고 업무를 총괄해야 한다고 적혀있는 등 '독립성'이 강조돼 있습니다."


"그러나 규정상 위원장을 위촉하고 임명하는 건 다름아닌 도지사."


[염영선의원 / 지난 1월]

"김관영 지사의 위촉으로 지금 감사위원장 후보가 됐잖아요. 도지사와 과거 인연이 있습니까?"


[양충모 감사위원장 / 지난 1월]

"도지사와 인연이 많습니다. 김관영 지사께서 지역구 의원으로 계실 때 새만금사업 같은 거 제가 많이 같이 챙겼고요."


결국 태생적으로 임명권자인 도지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오현숙 의원 / 지난 1월]

"감사의 독립성 그리고 공정성, 중립성, 전문성 확보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거냐에 대한 문제지적이 있어요."


[박혜진 기자]

"다달이 공개됐던 감사결과가 위원회 출범 석달이 넘도록 한 건도 공개되지 않는 이유 역시 애초 독립적 감사가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실제 지난 3월 도지사의 지시로 특별감사가 진행된 도정 홍보 관련 수의계약 30여 건에 대한 감사 결과도 아직 소식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수진 의원]

"도지사하고의 인연으로 인해서 된 감사위원장인데 완전한 감사 업무를 분리한다는 자체도 조금은 말이 안 되는 거거든요."


이에 대해 감사위원회는 개별 사안에 대한 조사와 이의제기 등의 절차를 감안하면 석 달의 기간 동안 결과까지 내놓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독립성을 내세우며 별도 기구로 위상까지 높였지만 결국 감사를 받아야 할 도지사가 임명권자라는 역설은 자칫 고위 공직자 한 자리만 늘려놓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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